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확 푼다… 구조안정성 비중 30%로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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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확 푼다… 구조안정성 비중 30%로 완화
  • 조성준 기자
  • 승인 2022.12.08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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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환경·설비노후도 평가비중 30%으로 강화
D등급(조건부재건축) 범위 45~55점으로 축소
권혁진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이 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권혁진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이 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내년부터 재건축 첫 관문인 안전진단의 문턱이 크게 낮아진다.

구조안전성 점수의 비중이 전체의 50%에서 30%로 줄어들고, 주차 공간 부족·층간소음 등으로 주거환경이 나쁘거나 배관 설비가 낡은 아파트의 재건축 가능성이 커진다.

또 ‘조건부 재건축’ 판정 대상을 축소하고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2차 안전진단)를 지자체가 필요한 경우만 하도록 제한해 그간 안전진단 단계에서 발목 잡혔던 30년 이상 노후 아파트 단지들의 재건축 사업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이와 같은 내용의 재건축 안전진단 합리화 방안을 발표하고, 내년 1월 시행할 예정이라고 8일 밝혔다.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손질은 지난 2018년 3월 문재인 정부에서 구조안전성 비중을 종전 20%에서 50%로 크게 상향한 이후 시행일 기준으로 4년10개월 만이다.

국토부는 그동안 까다로운 평가 기준으로 인해 안전진단 통과 단지가 급격히 줄면서 도심 내 양질의 주택공급 기반이 위축되고 주거환경도 악화함에 따라 지자체·전문가 의견 수렴을 거쳐 이번 안전진단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개선안에 따르면 앞서 안전진단 통과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던 평가항목의 구조안전성 비중을 50%에서 30%로 낮추고, 주거환경 점수 비중은 현행 15%에서 30%로, 설비노후도의 비중은 현행 25%에서 30%로 각각 높인다.

구조안전성은 골조 노후도를, 주거환경 항목은 주차대수와 생활환경·일조환경·층간소음·에너지효율성을, 설비노후도는 난방·급수·배수 등 기계설비와 전기소방설비 등을 각각 평가하는 것이다.

정부는 이 경우 구조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없더라도 주차대수가 부족하거나 층간소음이 심한 단지, 난방·급수 등 배관이 노후화된 단지 등 생활환경이 나쁜 경우 재건축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지난 8·16대책에서 지자체가 구조안전성 등의 배점을 ±5~10%포인트(p)까지 조정할 수 있도록 한 지자체 재량권은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를 받도록 한 ‘조건부 재건축’의 범위는 축소되고, ‘재건축’ 허용 대상은 확대된다.

현재 안전진단은 구조안전·주거환경 등 4개 평가 항목별로 점수비중을 적용해 합산한 총 점수에 따라 30점 이하는 ‘재건축’, 30∼55점 이하는 ‘조건부 재건축’, 55점 초과는 ‘유지보수’로 판정하고 있다.

정부는 내년부터 조건부 재건축 판정 점수는 45∼55점으로 범위를 축소하고, 재건축 판정 점수를 종전 30점에서 45점으로 완화해 45점 이하는 즉시 재건축이 가능하도록 기준을 조정할 방침이다.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 역시 일률적인 제도 적용으로 큰 비용이 투입되고 안전진단이 장기화한다는 비판에 따라 원칙적으로 적정성 검토를 거치지 않도록 하되, 중대한 오류 발견 시 지자체의 요청이 있을 때만 예외적으로 시행하도록 했다. 또 조건부 재건축 판정 단지에 적용되는 재건축 시기조정 방안은 정비구역 지정 시기를 1년 단위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시기조정 방법과 절차를 구체화하기로 했다.

이번 개선안은 현재 안전진단을 수행중이거나 공공기관 적정성 검토를 마치지 못한 단지에도 모두 적용된다. 안전진단을 추진중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2만4000여 가구를 비롯해 노원·강동·송파·영등포구 등지의 30년 이상 노후 아파트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는 개선안이 시행되면 유지보수 판정 단지가 대폭 줄고, 안전진단 신청 단지의 20%가 재건축 판정을, 절반 이상이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아 재건축 추진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안전진단 완화 조치로 재건축 시장을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임병철 부동산R114 팀장은 “이번 재건축 안전진단 합리화 방안에 따라 재건축 추진의 속도가 빨라질 수 있고 안전진단을 신청하거나 통과하는 단지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지만 앞서 은마아파트, 대치미도 등이 정비사업 가시화에도 시세 반등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비슷한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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