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으로 산업 피해 눈덩이 '3조 돌파'… ‘유류대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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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파업으로 산업 피해 눈덩이 '3조 돌파'… ‘유류대란’ 우려
  • 조성준 기자
  • 승인 2022.12.05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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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열흘 만에 피해액 3조263억원… 석유화학·철강 피해 커
시멘트, 평시 출하량 80% 회복됐지만 건설현장 타설중단 호소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총파업 여파로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 품절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총파업 여파로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 품절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총파업이 12일차에 접어들면서 산업계 물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화물연대 파업 열흘 차였던 지난 3일까지 피해액은 철강1조306억원, 석유화학 1조173억원, 정유 5185억원, 자동차 3462억원, 시멘트 1137억원 등 총 3조263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레미콘 생산량이 20%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전국 1269개 건설 현장의 59%인 751곳에서 레미콘 타설이 중단됐다.

철강업은 이번 파업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분야다. 일부 공장에서는 철강재 임시 적재 공간이 부족해 도로에 쌓아놓는가 하면 그마저도 여의치 않은 공장은 공장 가동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업계는 파업으로 차질을 빚고 있는 일평균 출하량은 대략 12만t으로, 하루 1560억원 가량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업계 누적 피해규모는 이번주중 2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 6월 파업 당시 국내 5대 철강사는 철강재 72만1000t을 내보내지 못하며 1조1500억원의 피해를 입었는데 파업장기화로 당시 피해규모를 훨씬 웃돌고 있다.

석유화학업계도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 또 휘발유 등 석유제품이 동나는 주유소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열흘간 석유화학 업계의 누적 출하 차질 물량 규모는 약 78만1000t이다. 출하량이 평소 21% 수준에 그쳤다. 수출 물량 출하를 위한 컨테이너 운송 인력 확보와 운반 등에 차질을 겪고 있는 탓이다.

우려스러운 점은 본격적인 피해는 지금부터 발생할 것이라는 점이다. 재고 적재 공간이 부족해지면서 공장 가동을 중단해야 하는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나프타분해설비(NCC) 라인 가동이 중단될 경우, 이에 따른 피해액만 3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정유업계는 ‘유류대란(大亂)’ 위기에 처했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주유소들이 석유제품을 제 때 공급받지 못해 휘발유·경유가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2시 기준 전국 품절 주유소는 총 88곳이다. 서울이 34곳으로 가장 많고, 경기 20곳, 강원 10곳, 충남 10곳, 충북 6곳, 인천 4곳, 대전 3곳, 세종 1곳 순이다. 정부 집계에 반영되지 않은 주유소도 다수 있어 실제 피해 규모는 이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 역시 이번 주 중순부터 영업을 중단하는 주유소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주유소 재고 비축기간이 평균 1~2주치 물량인 점을 감안하면, 머지않아 전국 주유소 비축분이 바닥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는 주유소 1곳(주유기 6대·일일 출하 6000리터 기준) 당 하루 손실액이 대략 1억원으로, 현재까지 집계된 영업 중단 업소만 단순 계산해도 하루 100억원대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업계도 운송차가 멈춰서자 차량제품을 직접 운송하는 ‘로드탁송’ 인건비 등으로 3000억원 이상 피해를 봤다.

타이어업계도 하루 15만5000여개의 타이어를 출하하지 못하는 등 피해액이 누적되고 있다.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타이어업체가 화물연대 파업으로 출하하지 못한 타이어는 이날 하루 15만5000여개로 추산된다.

시멘트·레미콘 업계는 업무개시명령 이후 출하량이 빠르게 올라왔지만 공사를 중단하는 건설현장은 늘고 있다. 시멘트 출하는 평소의 80%으로 회복됐지만 레미콘은 회복이 되지 않고 있어 피해가 늘고 있다.

수도권 레미콘 한 관계자는 “아예 출하를 멈췄던 상태에서 조금씩 나가고 있긴 하지만 오늘도 기존 출하량의 5~10% 이하로 출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건설현장에서는 계속 레미콘을 보내달라고 연락이 오는데 보내줄 수 있는 레미콘이 없어 서로 당혹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시멘트 출하량은 약 8만3800t으로 집계됐다. 평소 10만5000t의 84.1% 수준이다.파업 초기 10%까지 출하량이 떨어지면서 현재까지 누적 손실액은 1000억원을 넘었지만 업무개시명령으로 운송에 복귀하는 차주가 늘면서 빠르게 수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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