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열흘 넘으면 철강사 ‘셧다운’… 주유소 기름 동나기 시작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총파업이 6일째를 맞으면서 산업계 피해가 커지고 있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레미콘 타설이 중단되면서 20개 건설사의 전국 912개 건설현장 중 절반이 넘는 508곳이 ‘올스톱’됐다. 시멘트 출고량도 평소 대비 20% 미만으로 줄어들었다.
시멘트 업계는 특히 피해가 크다. 시멘트업계 전체 출하량은 2만2000t으로 성수기 하루 20만t의 11% 수준에 그쳤다. 시멘트 성수기가 9~12월 초인 것을 고려할 때 1년 농사에 중대한 차질이 생긴 셈이다.
협회는 전날 피해액을 178억원으로 추산했다. 파업 첫날인 지난 24일부터 5일째(28일)까지 누적 피해액은 642억원에 달한다.
전날엔 강원 동해와 삼척, 영월, 충북 제천 등 일부 시멘트 공장과 수색역 유통기지에서 경찰의 도움으로 일부 물량이 출하됐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레미콘공장과 건설현장의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양이다. 유진, 삼표, 아주 등 레미콘업체들은 비축했던 시멘트 재고가 바닥나면서 전날부터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지역 거점 중소 레미콘업체도 마찬가지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레미콘공장 사일로(원통형 창고)의 저장용량은 통상 2~3일치에 그치기 때문이다.
철강분야도 피해가 산더미처럼 쌓이고 있다. 파업 이후 철강 3사가 내보내지 못한 물량은 주말을 제외해도 약 38만8000t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에서 1만t, 광양제철소에서 1만7000t의 물량을 육로를 통해 운송하고 현대제철은 당진·인천·포항·순천·울산공장 등 전국 5개 사업장에서 하루 평균 5만t의 물량을 출하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하루 평균 2만t의 물량을 출하해왔다.
물량이 창고에 계속 쌓이면 결국 공장 가동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도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철강업계는 파업이 열흘을 넘긴다면 공정 셧다운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 8일간 진행된 화물연대 총파업 당시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공장을 멈췄다.
정유업계도 일부 주유소에서 휘발유가 품절되는 등 물류난을 겪고 있다. 탱크로리(유조차) 기사들의 화물연대 가입률이 크게 증가하면서 기름 대란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6월 화물연대 파업 당시 10% 수준이었던 조합원 가입률은 최근 약 70%까지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