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봉쇄에 산업피해 커져…건설현장 ‘셧다운’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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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봉쇄에 산업피해 커져…건설현장 ‘셧다운’ 위기
  • 조성준 기자
  • 승인 2022.11.27 1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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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만 물동량, 평시 대비 20% 수준으로 떨어져
철강·시멘트 등 피해 커…이번주 공사중단 현장 속출
25일 화물연대 총파업에 따른 시멘트 출하 중단으로 타설 작업이 중단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화물연대 총파업에 따른 시멘트 출하 중단으로 타설 작업이 중단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의 총파업에 산업·건설업계 피해가 본격화하고 있다.

27일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 따르면 올해 토요일 하루 평균 반출입량은 1493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이나, 전날 반·출입은 1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의왕ICD 장치율(컨테이너를 쌓아 보관할 수 있는 능력)은 52.2%(4만5000TEU 중 2만3472TEU) 수준으로, 아직 여유가 있다.

전날인 26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6929TEU로, 평상시(3만6655TEU)의 19%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항만이 평소 물동량의 20% 정도만 처리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전문가들은 파업이 장기화되면 산업 및 건설업계 피해액이 2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건교부는 6월에 8일간 진행된 화물연대 파업 당시에도 약 2조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

철강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현대제철은 파업이 발생한 이후 하루 평균 5만t의 출하 차질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파업 첫날부터 약 3만t 이상의 철강 제품을 출하하지 못했다.

특히 현대제철 포항공장의 경우 파업 사흘째인 26일 기준 철강화물 1만6000t이 정상 출하되지 못하고 있다.

현대제철 포항공장에서는 하루 7000~8000t의 철강제품이 생산되는데 화물연대의 파업 이후 작업한 철강화물 전량이 출하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주말에는 공장출고를 진행하지 않기 때문에 지금까지 이틀 분량이 회사에 쌓여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자동차 분야도 마찬가지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등 자동차 생산 공장에선 완성차를 출고 센터로 옮기는 기사 대다수가 파업에 참여하면서, 로드 탁송(판매용 차량을 운전해서 운송)에 들어갔다.

석유화학업계는 6월 화물연대 파업 당시 하루 평균 약 900억원의 손실을 봤는데, 이번 파업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띄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주요 석유화학사 생산 시설이 몰려있는 여수국가산단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4대 정유사(SK·GS·S-OIL·현대오일뱅크) 차량 운전자 중 70∼80%가 화물연대 조합원이기에 파업이 장기화하면 주유소 휘발유·등유 공급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물동량이 많은 시멘트·레미콘·건설업계도 피해가 클 전망이다.

전국 시멘트 공장에는 파업으로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운행이 중단됐다.

전체 화물 노동자 약 42만명 가운데 화물연대 가입 비중은 2만5000명이지만, 시멘트와 컨테이너 화물차 비중이 높아 물류 운송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 BCT 차량은 국내에 2700여대가 운행 중이고, 이 중 절반가량이 화물연대 소속이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26일 출하가 예정된 20만t 가운데 2만t만 출하했다. 수도권 주요 출하 기지에선 출하가 전면 중단됐다.

시멘트 운송 차질로 레미콘 업계는 오는 29일부터 전국적으로 생산 현장이 멈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굳지 않은 상태로 배송되는 콘크리트인 레미콘의 경우 최종 수요처의 적재 능력이 통상 이틀 정도라 건설 현장도 연쇄적으로 멈춰 설 수 있다.

주요 아파트 공사현장은 지난주 금요일부터 콘크리트 타설을 중단하고 대체공사로 버티고 있다. 건설업계는 운송중단이 계속되면 이번주부터 공사현장 ‘셧다운’ 되는 곳이 속출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주 초부터 피해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교섭 결렬과 파업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업무개시명령’을 조기 발동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노정은 오는 28일 오후에 총파업 시작 이후 처음 만나 교섭을 가질 예정이다. 하지만 양측이 강대강으로 대치하고 있어 협상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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