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과 연예인의 ‘자숙(自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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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과 연예인의 ‘자숙(自肅)’
  • 김형석 기자
  • 승인 2013.10.08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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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김형석 기자
[매일일보 김형석 기자] 연예인인 A씨는 지난해 4월, 10년 전 인터넷 방송에서 했던 일본군 위안부 발언이 뒤늦게 문제가 돼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이후 1년 뒤 지상파에 복귀했다.

탈세논란이 일은 국민 MC B씨는 1년여 만에 복귀했고 지난 5월 음주운전으로 자수한 C씨도 단 3개월 만에 브라운관으로 복귀했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하차했던 연예인들은 대부분 복귀 심정을 말할 때‘자숙(自肅)’의 시간을 보냈다고 말한다.

자숙이란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삼가서 조심한다는 뜻으로 지난날의 잘못된 행동을 반성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사회면에 등장했던 연예인의 이른 복귀와 남양유업의 최근 빠른 매출 회복세는 닮아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 5월 초 자사 영업사원이 대리점주에게 제품 구매를 강요하면서 욕설을 퍼풋는 녹취파일이 온라인에 공개돼 곤혹을 치렀다.

이후 남양유업은 부랴부랴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야누스의 두 얼굴처럼 뒤에서는 불공정 신고 대리점의 강제 계약해지와 고소, 오너인 홍원식 회장이 자사 주가 하락 전 급처분 등 비도덕적인 행태가 밝혀지자 불매운동이 급속도로 확산됐다.

이에 남양유업은 불매운동 이후 5~6월 매출이 80%까지 급락했다. 황제주의 위상도 추락했다.
하지만 매출하락은 오래가지 않았다.

불매운동이 진행된 뒤 세 달이 지난 8월 대형마트에서 남양유업의 흰 우유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90%가량 증가했다. 이 추세는 9월에도 이어졌다. 흰 우유 매출 점유율도 지난 5월 10%에서 9월에 20%로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이제는 경쟁사인 서울우유협동조합과 매일유업이 ‘반사적 손실’을 걱정하고 있다.

그러나 남양유업의 예상보다 빠른 매출 회복이 대중들에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피해점주 협의회와의 협상이 타결되긴 했지만 협상 결과에 따른 상생안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 개별 피해대리점주와의 소송도 갈 길이 멀고 피해점주들의 상처가 아물었는지도 살펴봐야한다.

남양유업에게 지난 3개월이 진정한 의미로 ‘자숙’한 기간이었는지 아니면 잠시 피해야 할 ‘소나기’로 생각했는지는 당사만이 알고 있다.

하지만 유념해야 할 점은 매출 증가가 대중들이 남양유업의 비도덕적인 양면성을 잊어 가고 있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남양유업은 자만을 경계하고‘자숙의 시간’이 모든 일은 반드시 바른길로 돌아간다는 ‘사필귀정(事必歸正)’의 뜻을 절실히 깨닫는 시간으로 짧다고 생각되지는 않았는지 스스로 자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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