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부동산 한파에 파는 사람도 “안팔려” 산 사람은 “감당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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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부동산 한파에 파는 사람도 “안팔려” 산 사람은 “감당 못해”
  • 최재원 기자
  • 승인 2022.10.27 1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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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최재원 기자] 최근 공인중개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느 지역이든 거래절벽을 호소한다. 금리가 연속으로 인상되고 집값까지 덩달아 떨어지며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고 있는 것이다. 주택 거래 시장은 지난해 말부터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지만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팔려고 내놓은 사람들’은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 급매만 겨우 된다고 호소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량(신고건수 기준)은 9821건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3만7306건의 26.3%, 2020년 6만2888건의 15.6%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달에도 한국은행이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을 단행하면서 10월 거래량은 현재까지 200건에 그쳐 거래 절벽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서울 아파트 누적 실거래가지수 하락률 역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지난 8월 2.56% 떨어져 두 달 연속 지수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난 7월 3.94% 급락했던 것에 비해 낙폭은 다소 둔화했지만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누적 하락률은 -6.63%로, 집계 시작 이래 1∼8월 기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전국 아파트 실거래지수도 지난 8월 1.88% 떨어지면서 8월까지 누적 하락률이 -5.16%에 달했다. 종전 최대 하락치인 지난 2010년의 -1.71%을 크게 웃도는 것이면서 연간 최대 하락률도 넘어선 것이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족’으로 대표되는 ‘이미 산 사람들’은 금리가 계속해서 오르며 이자 부담에 ‘하우스 푸어’로 전락할 위기다. 지난해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산 경우 다시 집을 팔아도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기준금리가 오르기 전인 지난해 8월 주택담보대출 변동형 금리는 연 2.62~4.19%, 고정형은 연 2.92~4.42% 수준이었다. 그러나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혼합형(고정형)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가 연 4.33~7.09%로 오르며 1년도 안되는 기간 동안 변동형이 약 1.5%p, 고정형이 2.5%p 이상 상승했다.

지난해 8월 연 4% 금리(30년 만기, 원리금균등 조건)로 12억원을 대출한 경우 이자 부담은 연간 약 4800만원, 월 400만원이었다. 그러나 대출금리가 연 7%로 오르면서 이자 부담은 연간 약 8400만원, 월 700만원으로 늘어나게 됐다.

만일 금리가 연 8%까지 오르면 이자 부담은 연간 약 9600만원, 월 800만원으로 2배가량 증가한다. 이에 따라 영끌‧빚투족의 이자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되며 향후 집값이 하락할 시에는 이들이 하우스푸어로 전락할 위험도 있다.

집을 공급하는 건설사들도 상황은 어려워졌다. 주택시장은 거래절벽이 심화되는 가운데 미분양이 쌓이고 있다. 올해 들어 8월까지 전국의 주택 매매거래량은 38만5391건으로 전년동기 73만7317건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아울러 8월 말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3만2722가구로 지난해 말 1만7710가구보다 85.8% 증가했다.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10∼11월 1만4000가구 규모로 바닥을 찍은 뒤 올해 들어 매달 증가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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