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동인 칼럼] 위기에서 드러난 카카오의 민낯
상태바
[원동인 칼럼] 위기에서 드러난 카카오의 민낯
  • 매일일보 기자
  • 승인 2022.10.27 1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원동인 SPR 교육컨설팅 대표
원동인 SPR 교육컨설팅 대표

10여일 전 우리는 서로의 안부를 묻지 못했고, 계좌에 돈이 있는 데, 결제도 송금도 할 수 없었다. 복잡한 거리에서 택시를 부르지 못했고 돈을 내고도 음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었다. 사회가 일단 멈춤 상태에 들어간 건 카카오의 욕심 때문이었다. 데이터센터에 불이 났고, 이를 복구하는데 24시간 이상 소요됐다 

화재는 날 수 있다. 다만 비상시 다른 곳의 서버를 이용할 수 있는 이원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해야 하는데 그게 안 됐다. 카카오는 오래전부터 이원화를 위한 서버 분산 작업을 해왔지만 워낙 돈이 많이 들어 못했다고 한다. 이를 알게 된 국민은 경악하고 분노했다. 그동안 수천억 원대의 돈을 벌면서도 정작 데이터 작업의 기본 중 기본인 데이터 백업 이중화 조치를 하지 않았다니 기가 차고 분통 터질 일이다. 불이 난 같은 곳에 데이터센터가 있었으나, 이중화 조치가 된 네이버가 당일 조속히 복구한 것과는 대조된다. 

카카오는 막대한 돈을 들여서라도 시스템 강화를 했어야 했다. 우리 일상 거의 모든 곳에 깊숙이 들어와 있으면서 그 지위를 누리기만 하고 책임은 소홀했다. 규모에 비해 대비가 허술하고 안일했다. 응당 가졌어야 할 공적 책임의식이 기업의 성장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

이번 사태를 통해 많은 이들이 카카오 관련 서비스들이 얼마나 우리 생활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가를 다시 한 번 확인했을 것이다. 

조선시대 우리 조상들도 중요한 문서를 국토 곳곳에 흩어져 있는 4곳의 사고에 저장해 화재가 발생하거나 전쟁이 나더라도 소실되지 않게 했다. 디지털 사회인 현재 작은 기업에서도 2중 3중으로 데이터를 백업해 서비스 중단이 없게 한다. 그런데 어떻게 국내 최대 IT 기업으로 꼽히는 카카오가 이럴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카카오그룹의 시작은 2010년 3월 출시된 무료 문자 메신저 카카오톡이다.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카카오톡은 국민 대다수인 4700만명 이상이 가입한 사실상 독점적인 지위에 올랐다. 카카오는 이를 바탕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간편결제·은행·택시·웹툰·지도·내비게이션 등으로 서비스를 키워 계열사 138개를 거느린 초대형 공룡 IT기업이 됐다.

카카오 측은 "데이터센터 한 곳 전체가 화재 영향을 받는 일 자체가 드물다"며 일반인들의 현실 인식에도 못 미치는 엉뚱한 해명을 내놓았다.

이러한 해명에 각종 IT 커뮤니티에서는 "왜란 때도 실록을 분산해 지금의 실록이 있는 건데 이번 사태는 조선시대만도 못한 사고"라고 카카오를 향해 날 선 비판을 던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카카오가 서버 이중화를 하지 않은 것은 서버는 분할 상장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조롱했다.

정부와 국회에 바란다. 독과점으로 규제를 하느니 마느니 기업 경영에 대한 위협보다는 대다수 국민이 사용하는 서비스이니 만큼 향후 서비스 안정화와 재발 방지에 대한 세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향후 강제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기를 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