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현대제철 노조, 지금은 파업할 타이밍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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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현대제철 노조, 지금은 파업할 타이밍이 아니다
  • 김아라 기자
  • 승인 2022.09.25 1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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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김아라 기자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현대제철 노동조합이 오는 28일 24시간 총파업을 예고했다.

현대제철 노조는 지난 3월부터 임금 및 단체협상(이하 임단협)을 시작해 지난 22일 16차 교섭까지 진행했지만 사측이 모두 불참하면서 팽팽한 대결 구도를 이어가고 있다. 

사측이 불참한 것은 노조가 교섭에서 특별공로금 사안을 쟁점화시킬 게 분명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현대제철 노조는 그룹 다른 계열사인 현대차·기아, 현대모비스 직원들이 지난해 경영 성과에 따른 격려금(400만원)을 지급받자, 현대제철이 지난해 사상 최대 연간 실적을 거둔 점을 이유로 들며 특별격려금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사측은 특별격려금을 지급을 거부하고 있다. 지난해 임금협상에서 기본급을 7만5000원으로 인상한데다 성과급(기본급 200%+770만원)을 지급했다는 것이다.

뿔난 노조는 오는 28일부터 24시간 총파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앞서 현대제철 노조는 지난 7월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94.2%의 찬성률을 얻었다. 같은 달 25일에는 중노위가 조정중지 결정으로 합법적인 파업권을 획득하기도 했다.

여느 때라면 정당한 권리를 획득한 노조의 파업이고 노조의 입장도 이해는 되지만, 이번에는 타이밍이 다소 아쉽다.

최근 초강력 태풍 힌남노 여파로 현재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정상 가동을 못하고 있다. 포스코에 따르면 3개월 내 단계적으로 압연공장 대부분 재가동할 것이라고 하지만, 정상적인 수율이 나올 때까지 수개월의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국내 철강업계 맏형 격인 포스코의 빈자리를 메워줘야 하는 상황 속에서 철강재 대안 공급처로 꼽히는 현대제철마저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파업이 현실화하면 국내 철강 수급에 막대한 차질이 불가피해진다.

그런데 현대제철마저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국내 철강 수급에 막대한 차질이 불가피해진다. 혹여나 파업이 길어지기라도 하면 기업 경영은 물론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은 철강에만 국한되지 않고 자동차, 건설, 조선업계 등 국가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국가 경제가 위급한 상황인 만큼 지금은 노조가 잠시 개인의 욕심을 접고 당분간 빈자리 메우기에 열중한다면 현대제철의 기업 이미지는 물론, 노조의 정당성과 힘도 더 강해지고 여론도 우호적이지 않을까 싶다. 타이밍을 맞출 줄 아는 것도 능력이다.

담당업무 : 항공, 조선, 해운, 기계중공업, 방산, 물류, 자동차 등
좌우명 : 불가능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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