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굴욕외교' 맹공…외교라인 책임론 고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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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굴욕외교' 맹공…외교라인 책임론 고개(종합)
  • 조민교 기자
  • 승인 2022.09.22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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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회담, 과정도 결과도 굴욕적", "대통령 사과 후 모든 과정 국정조사해야"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한·미, 한·일 회담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한 것과 관련해 야당은 '빈손외교', '굴욕외교'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엘리자베스 여왕 조문 일정 취소 논란 등을 싸잡아 외교라인을 전면 교체하라는 등 책임론도 정치권에서 불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난 직후 회담장을 걸어나오면서 욕설을 하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논란이 된 영상에는 윤 대통령이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7차 재정공약회의 직후 박진 외교부 장관과 회의장을 걸어나오며 "(미)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해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회담 장소를 나오면서 비속어로 미국 의회를 폄훼하는 장면이 담겨 큰 외교적 실례를 범했다"며 "윤 대통령이 강조한 한·미 가치동맹의 민낯과 사후 조정도 못한 무능에 모자라 대한민국의 품격만 깎아내렸다"고 말했다.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 또한 기자회견 브리핑을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통령이, 각국의 정상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런 시장바닥 용어를 말했다는 것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청 드린다"고 촉구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에 대한 기자들의 입장 표명 촉구에 "입장이 없다"며 답을 피했다.

이날 야권을 중심으로는 윤 대통령의 순방을 두고 비판이 쏟아졌다. 당초 윤석열 대통령이 순방 중 한미,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IRA·반도체·한일갈등 등 산적한 현안에 대한 심도깊은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를 모은 바 있다. 그러나 조 바이든 대통령과는 글로벌펀드 관련 회의장에서 만나 48초 가량 회담한 것이 전부이고 기시다 총리와도 별다른 논의 없이 기본적인 입장만 재확인했다. 일본 정부는 이를 '회담'이 아닌 '간담'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박 원내대표는 우선 한일회담에 대해 "흔쾌히 합의했다던 한일정상회담은 구체적 의제조차 확정하지 않은 회동에 불과했다"며 "과정도 결과도 굴욕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과거사 문제도 진전이 전혀 없었다"며 "윤 정부의 빈손, 비굴 외교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됐다"고 했다.

회동 과정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박 원내대표는 "회담 전부터 일본으로부터 줄곧 외면받더니 불쾌감을 드러낸 기시다가 만나지 말자고 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며 "윤 대통령이 직접 찾아가 가까스로 성사된 기껏 30분가량 만남은 일방적 구애로 태극기 설치도 없이 간신히 마주앉은 비굴함에 불과했다"고 했다. 김 대변인 또한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와의 인터뷰에서 "뉴스를 보니 기시다 총리가 안 만나겠다고까지 했는데 일부러 기시다 총리가 있는 곳까지 찾아가 위안부 할머니들과 관련된 문제를 논의했다더라"며 "이런 굴종 외교가 있느냐"고 했다.

이에 대해 여권 측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후 한일관계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며 한일관계 회복을 위한 윤 대통령의 의지를 강조하며 에둘러 반박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회의에서 이같이 말하며 야권 측 비판에 대해 "최소한의 품격과 예의는 지켜야 한다"고 했다.

'48초 스탠딩 환담'으로 끝난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박 원내대표는 "바이든 대통령과 다른 회의장에서 48초간 서서 나눈 짧은 대화가 설마 정상회담의 전부라고 믿고싶지 않다"며 "전기차 보조금 차별, 반도체 바이오 산업 압력 등 누누이 강조한 주요한 경제현안은 하나도 풀어내지 못한 것이라 참으로 걱정"이라고 했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 또한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면피를 하고 오신 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스탠딩이 아니라 물구나무 서서 대화를 했더라도 할 말이 충분했고, 짧은 시간 안에도 표현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외에 순방 과정에서 불거진 일정 논란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앞서 지난 14일날 출입기자들과의 비공개 논의에서 출발시간이 18일 오전 7시로 공지됐으나 16일에는 오전 7시에서 9시로 출발시간이 변경 공지됐다는 이야기가 나온 바 있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여전히 영국 여왕 조문에 왜 불참했는지 여전히 해명되지 않고 있다"며 "7시 출발했다면 넉넉히 조문 가능했던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 또한 "청와대 출입 기자도 하고 청와대 대변인도 해봤지만, 7시에 출발하기로 했다가 9시로 늦춰지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대통령실에서는 교통 혼잡 때문에 못 했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의도된 지각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야권을 중심으로는 순방에 대한 총체적인 책임론이 일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회담 성과, 목적 없는 참사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외교라인의 전면적 교체가 불가피해보인다"고 했고 김 대변인 또한 국가안보실 김성한 실장, 김태효 1차장을 즉각 경질하고, 박진 외교부 장관도 교체해야 한다며 "국회는 국정조사도 즉각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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