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韓日정상회담에 野 '굴욕외교' 맹공 쏟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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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韓日정상회담에 野 '굴욕외교' 맹공 쏟아내
  • 조민교 기자
  • 승인 2022.09.2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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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과정도 결과도 굴욕적" vs 與 "최소한 예의는 지키라"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사실상 한미, 한일 회담이 모두 좌초된 것과 관련해 야권 측에서 '빈손외교', '굴욕외교'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엘리자베스 여왕 조문 일정 취소 논란 등을 싸잡아 외교라인을 전면 교체하라는 등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여권 측은 "최소한의 품격과 예의는 지켜야 한다"고 반박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초 윤석열 대통령이 순방 중 한미,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IRA·반도체·한일갈등 등 산적한 현안에 대한 심도깊은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를 모은 바 있다. 그러나 조 바이든 대통령과는 글로벌펀드 관련 회의장에서 만나 48초 가량 회담한 것이 전부이고 기시다 총리와도 별다른 논의 없이 기본적인 입장만 재확인했다. 일본 정부는 이를 '회담'이 아닌 '간담'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이에 야권 측에서는 '외교참사'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흔쾌히 합의했다던 한일정상회담은 구체적 의제조차 확정하지 않은 회동에 불과했다"며 "과정도 결과도 굴욕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회담 전부터 일본으로부터 줄곧 외면받더니 불쾌감을 드러낸 기시다가 만나지 말자고 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며 "윤 대통령이 직접 찾아가 가까스로 성사된 기껏 30분가량 만남은 일방적 구애로 태극기 설치도 없이 간신히 마주앉은 비굴함에 불과했다"고 평가했다. 또 "과거사 문제도 진전이 전혀 없었다"며 "윤 정부의 빈손, 비굴 외교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됐다"고 했다.

같은 당 김의겸 대변인 또한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와의 인터뷰에서 "뉴스를 보니 기시다 총리가 안 만나겠다고까지 했는데 일부러 기시다 총리가 있는 곳까지 찾아가 위안부 할머니들과 관련된 문제를 논의했다더라"며 "이런 굴종 외교가 있느냐"고 했다.

'48초 스탠딩 환담'으로 끝난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박 원내대표는 "바이든 대통령과 다른 회의장에서 48초간 서서 나눈 짧은 대화가 설마 정상회담의 전부라고 믿고싶지 않다"며 "전기차 보조금 차별, 반도체 바이오 산업 압력 등 누누이 강조한 주요한 경제현안은 하나도 풀어내지 못한 것이라 참으로 걱정"이라고 했다.

같은 당 이재정 의원 또한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면피를 하고 오신 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스탠딩이 아니라 물구나무 서서 대화를 했더라도 할 말이 충분했고, 짧은 시간 안에도 표현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순방 과정에서 불거진 일정 논란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앞서 지난 14일날 출입기자들과의 비공개 논의에서 출발시간이 18일 오전 7시로 공지됐으나 16일에는 오전 7시에서 9시로 출발시간이 변경 공지됐다는 이야기가 나온 바 있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여전히 영국 여왕 조문에 왜 불참했는지 여전히 해명되지 않고 있다"며 "7시 출발했다면 넉넉히 조문 가능했던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 또한 "청와대 출입 기자도 하고 청와대 대변인도 해봤지만, 7시에 출발하기로 했다가 9시로 늦춰지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대통령실에서는 교통 혼잡 때문에 못 했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의도된 지각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회담 성과, 목적 없는 참사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외교라인의 전면적 교체가 불가피해보인다"고 책임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여권 측은 이에 대해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후 한일관계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며 한일관계 회복을 위한 윤 대통령의 의지를 강조하며 에둘러 반박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회의에서 "지난 2019년 12월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회담 후 2년 9개월 만에 열린 한일정상회담"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야권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이 이번 순방에서 '외교 참사'를 빚었다고 비판하는 데 대해 정 위원장은 "국가원수인 대통령의 외교 성과에 대해 야당 입장에서도 비판할 수는 있다"면서도 "최소한의 품격과 예의는 지켜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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