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바이오 범용 항바이러스제, 엔데믹에 기대감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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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바이오 범용 항바이러스제, 엔데믹에 기대감 상승
  • 이용 기자
  • 승인 2022.09.21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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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치료제 CP-COV03, 약물재창출로 엔데믹 시대 대비
롱코비드, 인유두종 바이러스, 원숭이두창 등으로 적응증 확대
미국내 사업 차질 없어… 미국 현지 생산거점 확보 중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현대바이오사이언스 서울 사무소 외관. 사진=현대바이오사이언스
현대바이오의 CP-COV03는 코로나19 치료제로서 안전성을 입증하고, 다른 바이러스 질환 적응증 확대에 나서 ’세계 최초 범용 항바이러스제‘가 될 것으로 주목된다. 사진=현대바이오사이언스

[매일일보 이용 기자] 현대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CP-COV03'가 약물재창출을 적극 활용하고, 미국 진출 계획을 마련하면서 엔데믹 이후에도 사업성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CP-COV03는 코로나19 치료제로서 안전성을 입증하고, 그 외 여러 바이러스 질환 적응증 확대에 나서 ’세계 최초 범용 항바이러스제‘가 될 것으로 기대받는다.

CP-COV03는 본래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로 개발되던 약물로, 5일간 반복투여 해도 인체 내 최대 무독성 한도 내에서 오미크론 바이러스 증식을 99% 이상 억제하는 시뮬레이션 결과(혈중 최대 유효약물농도 EC99 유지)를 이미 지난 2월 밝힌 바 있다.

EC99 농도는 바이러스 증식을 100% 억제하는 IC100에 해당하는 농도로, 현존하는 코로나19 치료제 중 IC100 농도를 투약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화이자 ‘팍스로비드’ 뿐이다.

지난 7월에는 데이터안전성 모니터링위원회에서 임상 참여자 36명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임상2상 1라운드 결과에 대한 심의를 마쳤으며, 전원 동의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임상 지속' 의견을 받았다.

다만 최근 엔데믹 여파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감소하며, 치료제의 수요도 급감해 국내 기업들은 사업성을 이유로 코로나19 관련 연구를 철수하는 추세다.

현대바이오는 CP-COV03의 적응증을 코로나19 이외 여러 바이러스 질환으로 확대하는 ‘약물재창출'을 본격화해 엔데믹 시대를 대비할 방침이다.

적응증 확대 우선 대상은 롱코비드와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HPV(인유두종 바이러스), 원숭이두창 등이다.

특히 코로나19의 체내 잔존 바이러스가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롱코비드는 현재까지 치료제가 전무한 실정이다. HPV는 대면 시대 전환으로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며, 원숭이 두창은 아직 유럽에서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국내외 학회에서도 CP-COV03가 대안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장기적 타겟에는 뎅기열, 진드기 바이러스, 에이즈 등도 포함돼 있다.

현대바이오는 지난 8월에는 비임상 전문기관인 '디티앤씨알오'를 시험기관으로 선정해 장기투약 독성시험을 진행 중이다. 임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CP-COV03는 대표적인 범용 항생제인 ’페니실린‘과 같은 광범위한 용도로 개발될 수 있는 셈이다.

CP-COV03를 다양한 바이러스에 적응증을 확대할 수 있는 이유는,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다른 항바이러스제와 달리 세포의 오토파지(자가포식) 촉진으로 바이러스를 제거하기 때문이다.

현대바이오 관계자는 "바이러스의 숙주인 세포를 표적하는 CP-COV03는 바이러스의 약물 내성과 변이에 자유롭기 때문에 롱코비드 치료에 가장 적합한 약물"이라고 설명했다.

순수 국산 항바이러스제 제1호로 사용승인을 받으면 우리나라도 항바이러스제 보유국 대열에 합류하게 돼 국내 제약주권 확립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행정명령에도 CP-COV03의 미국 진출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바이오는 미국 현지에서 CP-COV03의 긴급사용승인 신청과 후속 임상 업무를 진행할 전담법인인 '현대바이오 USA'를 최근 버지니아주에 설립했다. 또 미국 현지에서 해당 치료제를 직접 제조할 수 있는 생산시설도 미리 갖추기로 결정하고 현지 생산거점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대바이오 관계자는 “미국내에서 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제약 법인은 미 정부의 예산 지원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제조공정이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기존 항바이러스제와 달리 현존 약물을 개량한 CP-COV03는 언제 어디서든 대량생산이 용이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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