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수첩]나누지는 못할망정 쪽박은 깨지 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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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첩]나누지는 못할망정 쪽박은 깨지 말길
  • 전수영 기자
  • 승인 2013.09.30 1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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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수영 산업부 차장
[매일일보 전수영 기자] 날씨가 갑자기 선선함을 지나 쌀쌀해졌다. 일주일 전만 해도 아침에도 약간은 덥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이제는 그런 느낌을 받기 어렵다.

더위가 사라지면서 쾌적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추운 겨울이 머지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추위를 안 타는 편이지만 우리 사회에는 추위를 타는 곳들이 많다는 곳을 생각하면 겨울이 오는 것이 먹먹해진다.

최근 기업들이 사회적책임(CSR)을 강조하며 사회의 그늘진 곳에 후원의 손길을 늘리고 있다. 경기가 좋은 편은 아니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CSR 활동을 줄이지 않는 기업이 여전히 많다.

그동안 대기업들은 문어발식 계열사 확장과 잘못된 관행으로 인해 국민 대다수의 반감을 샀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수익의 일부를 국민과 함께하려는 기업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국민들의 인식도 서서히 바뀌고 있다. 기업이 결코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해서 기업 활동을 하는 곳은 아니라는 생각이 퍼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열심히 기업 활동을 통해 수익을 발생시키고 그 수익의 일부를 사회와 나누는 기업에 대해서는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 줄 필요가 있다. 반면 여전히 부당한 방법을 취하고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질타를 서슴지 않아야 한다.

국민이 따뜻함과 냉철함을 유지할 때만이 기업은 CSR에 대한 책임을 더 가질 것으로 보인다.

수십 년 동안 드러나지는 않지만 묵묵히 따뜻한 온기를 전한 기업들은 올해도 조용히 이 일을 할 것이다.

언론이 주목하지 않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말이다.

예전에는 기업의 이런 활동을 홍보를 위한 ‘쇼’라고 색안경을 끼고 보는 시선이 많았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왜곡된 생각을 접어야 할 것 같다. 자칫 기업들이 좋은 일 하고 욕먹을 바에는 아예 CSR 활동을 축소하자고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소외계층에 대한 개인의 후원이 많아지리라 생각되지만 기업들의 후원이 더없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기업들이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기업 활동에 미치는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긴 겨울이 예상되는 올 겨울을 소외계층이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으려면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에 비판을 가해 ‘쪽박 깨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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