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정치는 왜 실패하나]"계파정치 없애고 비전과 가치로 정치적 미숙함 극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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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정치는 왜 실패하나]"계파정치 없애고 비전과 가치로 정치적 미숙함 극복해야"
  • 조현경 기자
  • 승인 2022.08.24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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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청년정치의 현실과 미래' 정치전문가 10인 인터뷰
전문가들, 미숙함과 기성 정치권 계파정치가 실패의 주요 원인
"단기 성과 집착과 조정 타협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도 문제"
청년의 정치 참여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 제도적 장치 마련 필요
사진=매일일보
사진=매일일보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계파정치와 같은 구태가 없어져야 하며, 청년들은 이들을 타도 대상으로만 봐선 안됩니다."

"정치적 훈련을 받고 경력을 쌓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며, 중장기적으로는 세대에 매몰되지 않은 비전과 가치를 보여줘야 합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등으로 대표되는 청년 정치가 최근 잇따라 좌초된데 대해 정치전문가들은 정치적 미숙함을 가장 핵심적 이유로 꼽았다. 국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상식·철학을 바탕으로 한 정책을 내세우지 못하고 팬덤 정치에 기대 단기적 성과에 집착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또 계파정치와 같은 기성 정치권의 행태도 청년 정치가 자리잡지 못하게 하는 데 일조했다고 봤다.  

24일 매일일보가 '청년정치의 현실과 미래'에 대해 정치전문가 10인을 인터뷰한 결과 전문가들 상당수가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청년정치 실패 원인과 발전 방안과 관련해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정치는 짧은 시간 내에 무언가를 이뤄낼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며 "정치권에 뛰어드는 청년들은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분명히 하고 조정과 타협의 정치력을 가져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문인철 정치평론가는 "새로운 시대적 요구를 꾸준히 만들어 갔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청년정치가 실패했다기 보다는 시행착오의 과정으로 보는게 맞다"고 강조했다. 

또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정치 기득권 세력의 권력이 공고하다는 점이 실패의 원인이며, 도전하는 그룹의 정치적 미숙함도 문제였다"며 "기성 정치인들을 타도의 대상으로만 치부해선 안되며, 이들과의 타협과 협의를 통해 조금씩 자신들의 영역을 넓혀갔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즉 정치적 미숙함이 기성정치권과의 좌충우돌을 초래했고 그 결과 일종의 '얼굴마담'이나 '선거용 카드'의 일회성 용도로 이용만 당했다는 것이다. 

또 기성 정치권이 갖고 있는 기득권을 어느정도 내려 놓아야 하며, 청년들은 대의를 위한 거대담론을 중심으로 정치적 어젠다를 정책 중심으로 가져가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충고도 상당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기성 정치권이 재기발랄한 패기의 열정을 수용하고 젊은 정치인들이 좌절하거나 엉뚱한 곳으로 튀지 않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다"며 "청년들은 제도권 정치의 장점을 벤치마킹하면서 조금씩 전진하는 자세를 가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만 청년의 정치 참여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라는 데에는 모든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이를 위해 정치신인의 제도권 정치권 진입 장벽을 낮추는 대신 충분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 상당했다. 

나아가 이들은 물론 이 전 대표나 박 전 비대위원장이 청년정치를 대표한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정치인을 꿈꾸는 청년들은 기성 정치를 일정부분 품을 수 있어야 한다고 봤다. 

다른 이념과 생각을 가진 다양한 이들이 모여 협의와 합의를 통해 의견을 조율하고 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놓는게 정치인만큼 팬덤 정치나 근시안적 갈라치기로는 청년들이 대중적 정치권에 자리잡기 어렵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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