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명'이 아킬레스건 되나…세대교체론은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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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명'이 아킬레스건 되나…세대교체론은 '한계'
  • 박지민 기자
  • 승인 2022.08.22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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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출범 유력, 최고위원 5명 중 4명 친명
박용진 "사력 다했지만 최선의 결과 얻고 있지 못해 죄송"
97그룹 세대교체 뚜렷한 성과 못내…당분간 수면 아래 가라앉을 듯
전문가들 "대안세력 없다는 점은 큰 위기 단초 될 수도" 지적
21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광주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 투표 결과 발표가 끝난 뒤 박수치고 있다. 이 후보는 호남에서도 이틀 연속 압승을 거뒀다. 사진=연합뉴스
21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광주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 투표 결과 발표가 끝난 뒤 박수치고 있다. 이 후보는 호남에서도 이틀 연속 압승을 거뒀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인 이재명 후보가 지역순회 경선에서 연전연승하면서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기류를 넘어 아예 '확대명(확실히 당 대표는 이재명)' 기조로 가면서 사실상 이재명 민주당 출범이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다. 다만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이 당내 입지 구축에 성과를 거두지 못함으로써 박용진 후보를 포함한 이들의 '세대교체론'은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외에 이재명 민주당이 9월 정기국회와 국정감사 등 이후 정치 일정에 있어 대여투쟁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의 당 대표 당선은 사실상 확정됐다는 게 여의도 정가의 분위기다. 오는 27일 서울·경기 순회경선, 28일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최종선출식 일정을 감안하면 현재의 판세가 뒤집을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특히 당 지도부 당선권에 든 5명 가운데 4명이 '친명(친이재명계)'으로 이들의 당선이 유력하다. 현재 최고위원 경선에서 고민정 후보를 제외한 정청래·서영교·장경태·박찬대 후보는 모두 친명계로 분류된다. 결국 차기 지도부가 친명 인사들로 구성될 개연성이 높은 셈이다. 

사실 전대 초반에는 대선에서 패배한 이 후보에 대한 '이재명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세대교체론'이 떠올랐다. 이는 '양강양박(강병원·강훈식·박주민·박용진)'인 97그룹 의원들이 전대 출마를 선언하며 '이재명 저지'에 나섰던 이유다. 강병원 의원과 박주민 의원은 1차 컷오프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후 이 후보와 함께 강훈식 후보와 박 후보가 최종 후보로 오르며 판세가 '이재명 대 97그룹'으로 굳어지는 듯했으나, 강 의원이 박 후보의 단일화 제안을 일축하며 중도 사퇴하면서 이 후보와 박 후보의 2파전으로 이어진 것. 하지만 박 후보의 고군분투에도 이재명의 누적 득표율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싱거운 승부가 돼 버렸다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평가다. 

이 후보는 사실상 당 대표로 확정된 반면, 97그룹 대표의 박 후보는 정치적 한계만 체감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후보는 이날 MBC 라디오에서 "저로서는 사력을 다했지만 최선의 결과를 얻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원 동지들과 국민들께 죄송스럽다"며 "'어대명'이라는 절망적 체념을 박용진이라는 희망으로 깨워보겠다며 출마 선언을 했는데 그 출사표대로 진행되고 있지 못하다는 아쉬움이 든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민주당 출범을 두고 우려의 시각을 보내는 이들이 상당하다. 아울러 97그룹의 세대 교체론은 당분간 힘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문인철 정치평론가는 '확대명'의 원인에 대해 "세대 간의 얘기가 아니라 이재명 대안 그룹이 없다는 게 문제"라며 "경쟁그룹이 없는 정당은 한 번의 실수나 실기로 큰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97그룹이 대안 세력으로의 역할을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고 당 자체가 이재명만 쳐다보는 상황이 됐다는 게 민주당으로서는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나아가 이재명 민주당의 대여 공세는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 지지도가 최근 조금 상승했지만 여전히 30%대에 머물고 있고, 북핵 문제와 한일관계 등이 쉽게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 점도 야당 공세의 빌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광복절 경축사에서 윤 대통령이 '담대한 구상'을 제시했지만, 김여정 북 노동당 부부장이 "어리석음의 극치"라며 거부 의사를 밝혔고, 아베 전 총리 사망으로 일본 내 정치 세력 우경화도 현 정부로서는 악재다.

문 평론가는 "이재명 민주당의 대여 공세가 강화될 경우 당분간 국회에 협치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야당으로서는 선명성을 높이기 위해 공세의 수위를 한층 높일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외에 미국과 중국의 경제 패권 전쟁과 미 '연방준비위원회의(Fed)'의 자이언트 스텝 등으로 인한 경제 상황도 녹록치 않다. 또 러·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도 윤 정부로서는 경제정책 입안의 고민거리다. 금융시장 불안과 함께 코로나 재확산 역시 윤 정부로서는 불안 요소다. 결국 이재명 민주당의 대여 공세 강화는 국내외 정치와 경제 상황 여건으로 볼 때 불가피할 것이라고 보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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