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출신 합참의장 ‘깜짝 발탁’ 배경
상태바
해군 출신 합참의장 ‘깜짝 발탁’ 배경
  • 신재호 기자
  • 승인 2013.09.25 17: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장수·남재준 등 안보라인 육사 편중 의식…‘중폭인사’로 군심 안정
▲ 합참 창설 50주년 정승조 합참의장이 25일 합참 연병장에서 열린 창설 제5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국방부는 정 의장의 임기 만료에 따라 최윤희 해군참모총장이 합참의장에 발탁됐다고 밝혔다. 합참창군 이래 첫 해군 출신 의장이다. <연합뉴스>

[매일일보] 25일 박근혜정부 들어 처음 단행된 군 수뇌부 인사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최윤희 해군참모총장이 합동참모회의 의장에 발탁된 것이다. 해군대장이 합참의장에 발탁된 것은 창군 이래 처음 있는 일로, 이날 인사 단행 직전까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로 평가된다.

합참의장은 군내 최고 선임장교로서 군 통수권자의 지침을 받아 군령권을 행사하는 막중한 직책으로, 지상과 해상, 공중 작전을 모두 지휘해야 하기 때문에 육·해·공군, 해병대의 작전특성에 관한 지식이 풍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방부 측은 김관진 장관이 적극적으로 제청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그간 군내에서는 덕장으로 꼽히는 조정환 육군참모총장이 합참의장을 맡을 것으로 예상해왔기 때문에 최 총장의 깜짝 발탁 배경을 놓고 여러 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청와대의 의중에 따라 인사안이 뒤바뀐 것 아니냐는 일각에서는 관측을 내놓으면서 “군사적 직책에 정치적인 선택을 했다면 앞으로 합참의장으로서 군사적인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도전 과제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번 인선과 관련, 육사 출신들이 안보라인을 장악하고 있는데 대한 비판 여론을 고려한 발탁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김장수 국가안보실장과 남재준 국가정보원장, 박흥렬 경호실장은 모두 육사 출신이어서 해사 출신을 발탁함으로써 특정군 출신으로 편중된 안보라인에 균형감을 주자는 취지의 인사라는 것이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의 지리적인 여건을 고려해 해상방위 역량을 더욱 확충하려는 군 통수권자의 의지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10여년 동안 남북 충돌은 대부분 해상에서 발생했다”며, “해상방위 중요성과 미래 해양전략 건설의 중요성을 인식한 인사”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해군대장이 합참의장에 처음 발탁되면서 그를 시스템적으로 보좌하는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합참의 작전 마인드가 대부분 지상군 위주로 되어 있기 때문에 해상작전이 체질인 최 내정자의 지시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보좌하는 인적 구성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군 주변에 따르면 경기도 화성 출신의 최 내정자는 체구는 작지만 명석한 두뇌를 가졌고 두주불사 형으로, 사적 모임에서는 ‘태평양 물도 다 마시겠다’는 농담도 오갈 정도라고 한다.

특히 지난 2010년 3월 천안함 피격사건 때는 해군사관학교장 신분으로 해군작전사령관 직무대리를 하면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편 이번 인사는 첫 수뇌부 인사라는 점에서 인사 폭이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됐지만 대장 5명을 교체하는 중폭에 그쳤다. 이는 대북 군사대비태세에 전력을 기울이고 대폭의 인사로 인해 군심이 요동치는 것을 예방하자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내정된 5명의 지역을 보면 경기 2명(최윤희, 권오성 육군총장), 경남 1명(황기철 해군총장), 전남 1명(박선우 연합사 부사령관), 충북 1명(신현돈 1군사령관) 등이다. 해병대사령관으로 임명된 이영주 소장은 경남 출신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