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백신 수요 급감…백신 후발주자 시장성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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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백신 수요 급감…백신 후발주자 시장성 '적신호'
  • 이용 기자
  • 승인 2022.08.10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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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북미·유럽, 코로나19 백신 무더기 폐기
백신 후발주자 노바백스, 판매 실적 부진
韓백신 제조사, 개발 성공해도 수익성 장담 못해
서울 강서구 부민병원을 찾은 시민이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서구 부민병원을 찾은 시민이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용 기자]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수요가 급감하면서, 후발 백신 제조사들이 수요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10일 해외 방역당국에 따르면 미국, 캐나다, 유럽 등은 코로나19 백신을 무더기로 폐기했다.

미국은 이제까지 도입한 전체 백신의 12%에 가까운 9000만 회가 넘는 백신을 폐기했다. 캐나다 보건부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360만 회분을 폐기한다고 전했다.

독일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 말까지 코로나19 백신 390만회분의 유통기한이 만료됐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백신이 남아돌아 8월까지 1000만회분이 넘는 백신이 폐기될 전망이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8월까지 총 1181만 도즈 백신의 유효기한이 만료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는 백신 수요가 넘쳐났던 펜데믹 초기와 달리, 대부분 3차까지 접종을 받았고 코로나19의 치명률이 독감 수준으로 급감해 백신 수요가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각국 정부의 백신 폐기 소식에 개발에 늦춰지고 있는 국내 백신 제조사가 설 자리가 없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실례로, 비교적 백신 개발이 늦었던 미국의 노바백스는 판매 부진의 직격탄을 맞은 상황이다.

질병청 자료에 의하면 노바백스 백신은 총 233만개 도입됐지만, 그 중 122만 도즈가 8월까지 유효기간이 만료된다. 폐기율이 60%가 넘는 셈이다.

노바백스는 올해 초에 밝힌 매출 전망치 50억 달러를 20억 수준까지 절반 이상 하향 전망하는 등 하락세를 기정 사실화했다. 

스탠리 어크 노바백스 최고경영자는 "미국에서의 수요 부족과 중저소득 국가에 백신을 조달하는 국제 동맹 등의 영향으로 매출이 줄었다"며 "올해 남은 기간에도 새로운 매출을 기대하지 않는다"며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노바백스보다 더 늦게 백신 시장에 합류한 SK바이오사이언스의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을 비롯한 백신 제조사들의 사정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백신 개발을 진행중인 국내사는 셀리드, 유바이오로직스, 아이진, 에스티팜, 큐라티스 등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정부가 백신 주권 확보를 위해 조성되는 5000억원 규모의 'K-바이오·백신펀드'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지원하는 것은 혈세 낭비라는 의견도 나온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해도 수요를 장담하기 어려운 만큼, 차라리 다른 감염병 백신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화이자, 모더나 등 인지도 높은 외국 백신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뒤늦은 개발로 접종 사례가 부족한 국산 백신을 우선 보급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의료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치명률이 낮아진 만큼, 백신보다 치료제 개발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화이자는 각국의 대규모 백신 폐기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수요에 힘입어 2분기 매출 277억 4200만달러를 기록, 전년 동기보다 47% 증가했다. 팍스로비드 매출은 전체 3분의1 수준인 81억1500만 달러다.

송파의 공공의료기관 관계자는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2000만명을 넘었고, 3번 이상 백신 접종을 받은 이들은 3300만명이다. 중증화로 진행되기 어려운 면역자가 많아진 만큼, 병세를 호전시킬 수 있는 치료제가 더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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