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2022년 한 학기를 마치고 전국의 초·중·고교 학생들은 하계방학을 맞이하여 잠시 학업에 지쳐 있던 심신을 달래며 다양한 여가활동, 또래들과의 시간 등을 보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청소년들 사이에 ‘댈구’라는 행위가 암암리에 행해지고 있다고 한다. 뜻을 알기 전 ‘댈구’라는 단어가 매우 생소하게 다가왔는데, ‘댈구’란 트위터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을 이용하여 술·담배 등의 청소년 유해물질을 성인이 대신하여 일정액의 수수료를 받고 구입해주는 행위라고 한다.
주로 음주·흡연과 같은 청소년 비행에 국한되었던 댈구는 최근 타 지역 사례를 살펴보면 성범죄까지 이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청소년들이 친밀하게 지내는 선배들에게 부탁하여 암암리에 흡연·음주 행위를 했던 것도 큰 사회적 문제였지만, 이제는 그보다 더 나아가 청소년들이 길거리를 지나가는 행인 혹은 SNS를 통하여 이제 수수료까지 지불하며 유해 약물 등을 구입한다는 것은 실로 우려되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10년도 더 된 일이지만 화자의 경우에도 대학 새내기 시절에 동네 편의점 앞을 지나다 중학생으로 보이는 여학생 두 명에게 “요 앞 편의점에서 담배 좀 사다주시면 안될까요?”라고 부탁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에도 ‘세상이 말세구나’라고 생각하며 여학생들을 무시하고 지나쳤던 경험이 문득 떠올랐다. 그 때의 청소년들은 머쓱한 태도로 나에게 말을 걸었지만, 이제는 SNS라는 공간에서 대리구매 행위가 공공연히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이 가슴 아프다.
현행 청소년보호법상 청소년에게 청소년 유해 약물 등을 판매·제공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 넷플릭스 화제작 ‘오징어 게임’의 “우리 이러다가는 다 죽어, 다 죽는단 말이야. 제발 그만해! 우린 깐부잖아!” 대사처럼 눈앞의 이익을 버리고 미래의 주역인 우리의 청소년들을 위해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함께 바로 잡아야 할 때이다.
곧 물러날 여름이 ‘댈구’를 데리고 갈 수 있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함께 만들며 청소년 비행 근절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여 노력할 예정이다.
춘천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경장 김슬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