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내부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는 표현이 담긴 윤석열 대통령의 문자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여권 내홍이 이준석 대표와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관계자) 간 갈등에서 이 대표와 윤 대통령 간 갈등으로 국면이 전환되는 분위기다. 문자 공개 직후 침묵했던 이 대표는 27일 윤 대통령을 겨냥 '양두구육'(羊頭狗肉, 양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판다는 의미의 사자성어)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당 윤리위의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 이후 전국을 돌며 장외정치에 나선 이 대표는 이날 울릉도에서 페이스북을 통해 전날 밤 공개된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윤 대통령 간 텔레그램 문자 대화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그 섬(여의도)에서는 카메라가 사라지면 눈 동그랗게 뜨고 윽박지르고, 카메라가 들어오면 반달 눈웃음으로 악수하러 온다"며 "앞에서는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뒤에서는 정상배들(정치권력을 악용해 사익을 꾀하는 무리)에게서 개고기를 받아와서 판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섬(울릉도)은 모든 것이 보이는대로 솔직해서 좋다. 감사합니다. 울릉도"라고 덧붙였다. 

표면상 권 대행을 비롯한 윤핵관을 겨냥한 듯한 표현이지만, 윤 대통령도 사정권에 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이 대표가 이날 기자들에게 별도로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도 확인된다. 이 대표는 이 문자 메시지에서 윤 대통령 문자를 두고 "전혀 오해의 소지가 없이 명확하게 이해했다. 못 알아들었다고 대통령실이 오해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이와 관련, 앞서 이날 오전 최영범 홍보수석은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 대해 부정적으로 언급하는 말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며 "당이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었다가 (권 대행이) 직무대행 맡아서 애를 쓰고 있으니 (권 대행을) 격려하고 덕담하는 차원에서 그런(내부총질이나 하던 당대표) 말씀 한거 아닌가 짐작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의미를 과도하게 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최 수석 브리핑에 이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윤 대통령 문자의) 방점이 어디에 찍혔는지 봐달라. 당이 어려울 때 권 대행이 당을 맡아서 정말 애쓰고 있고 더 잘해달라는 말씀으로 이해해달라"며 "이 대표도 당대표까지 지내신 분이고 정치하신 분인데 상황을 충분히 미뤄 짐작하실테고 특별히 오해하시진 않으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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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경 기자 whgus4696@gmail.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