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치도 염치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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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치도 염치가 있어야 한다
  • 김정인 기자
  • 승인 2022.07.26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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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5년 만에 여야가 바뀐 '공수교대'의 상황 아래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대정부질문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이른바 3고(高) 상황과 '서해 공무원 피격' 및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 대통령실 '사적채용' 논란 등 각종 인사 문제 등이 도마에 올라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오가고 있다. 그러나 이런 공방에 국민은 지쳐만 간다.

지난 2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외교·안보·통일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가장 치열한 설전은 문재인 정부 마지막 법무부 장관을 지낸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현 정부 첫 법무부 장관인 한동훈 장관 사이에 오갔다.

이날 박 의원은 법무부가 장관 직속으로 인사정보관리단을 설치해 공직자 인사 검증과 검찰 인사를 하는 것을 두고 "국무위원 중 한 명인 법무부 장관이 대법관, 헌법재판관, 국무총리, 대통령비서실장, 수석들을 모두 검증하는 왕 중의 왕, 1인 지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이에 한 장관은 "이 업무는 새로 생긴 업무가 아니라 과거 민정수석실에서 해오던 업무다. 이것이 잘못이라면 과거 정부 민정수석실에서 했던 인사 검증 업무는 모두 위법"이라고 맞받아쳤다. 조금도 물러서지 않자 두 사람 사이에는 눈싸움을 연상시키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직전 정부 당시 벌어졌던 해수부 공무원 피격·탈북어민 북송 사건, 현 정부의 경찰국 신설 등을 두고도 여야는 부딪혔다. 현 정부의 친인척 채용 논란도 도마 위에 올랐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또 다른 사적채용 사례가 없는지 대통령실의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한덕수 국무총리는 "검증과정을 통해 임명되는 것이기 때문에 친인척이라고 불합리한 처우를 받아야 한다는 것은 자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처럼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대정부질문은 정치적 공방이 난무하고, 고성이 오가고, 심지어 전·현직 장관 간 눈싸움까지 등장하는 신구권력 간 정쟁으로 흐르고 있다. 한쪽은 벌써부터 정권탈환만 꿈꾸고, 다른 쪽은 정권 사수에 몰두하는 모습이 확연하다. 정치가 본래 그렇다고 하지만 그래도 정도가 있다. 경제가 역대급 위기 상황이고 민생이 고달프다면 정치도 염치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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