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 예산 부풀리기로 이월금 1조원 이상 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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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대, 예산 부풀리기로 이월금 1조원 이상 남겨
  • 이선율 기자
  • 승인 2013.09.22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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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후 의원, 2012년 4년제 대학 153곳 분석 결과

[매일일보] 지난해 사립대학들의 이월금이 당초 예산 편성에 잡힌 금액보다 예산대비 결산 이월금이 1조 73억원이나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매년 등록금 올리기에 혈안인 사립대학들이 불필요한 예산을 편성하는 방식으로 ‘예산 부풀리기’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23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전국 4년제 사립대학 153개교(일반대 151, 산업대 2)의 2012년 예산과 결산을 분석한 결과, 예산편성시 1594억원이었던 이월금 규모가 결산시점에 1조1668억원으로 7.3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예산편성 당시 책정 수입은 17조 4078억원이였으나 실제 수입은 5191억원 더 많은 17조 9269억원에 달한 것에 대해 정진후 의원은 “사립대학들이 수입을 줄여잡아 등록금 인상 또는 동결의 불가피성을 주장하고, 인하를 반대했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사립대학들의 이월금 중 ‘사고이월’이나 ‘명시이월’같이 용도가 지정되어 이월된 경우는 전체의 30%에 불과했고, 이월의 사유가 불분명한 ‘기타이월금’이 8168억원으로 70%를 차지했다.

사립대학들은 사고와 명시이월금이 많은 것은 물론, 발생과 향후 사용처가 불분명한 기타이월금이 예산 당시 이월금의 5배에 이르렀다. 또한 대학들의 이월금의 86.2%인 1조 61억원이 등록금회계에서 발생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사립대학들이 등록금지출 규모를 과하게 편성해 등록금을 인상해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153개교의 대학 중에 143개 대학은 예산 편성시보다 결산시 이월금이 많았고, 그 중 건국대가 가장 많은 이월금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건국대는 당초 예산엔 이월금을 편성하지 않았지만 결산 결과 514억원의 이월금을 남겼다.

그 뒤를 이어 수원대(513억원), 한국산업기술대(480억원), 고려대(398억원), 영남대(320억원) 순이었다. 예산액과 차액이 아닌 총 이월금 합계로는 수원대가 1065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예산보다 결산결과 더 많은 적립금을 쌓은 대학은 광주대(233억원)였고, 고려대, 서강대, 이화여대, 원광대가 뒤를 이었다.

정진후 의원은 “이월금이 많다는 것은 예산이 주먹구구식으로 책정되었거나, 일부러 예산을 부풀렸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사립대학들이 등록금을 낮출 여력이 없다고 이야기하지만 이월금과 적립금의 예결산 차이를 보면 이러한 주장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교육부는 사립대학 예산 편성에 대해 제기되고 있는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 이월금 내용과 발생 경위 그리고 향후 사용처에 대한 정확한 실태파악을 통해 무분별한 이월금 및 부정한 이월금을 막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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