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정 큐레이터의 #위드아트] 관광거점도시와 신도시산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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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정 큐레이터의 #위드아트] 관광거점도시와 신도시산수도
  • 매일일보
  • 승인 2022.07.14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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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남 작가의 신도시산수도
이이남 작가의 신도시산수도

우리나라 대표적인 사회 갈등 중의 하나인 ‘지역감정’은 실은 역사적, 종교적, 경제적, 민족적인 원인 등에 의한 전 세계적인 공통 현상이다. 하지만 ‘지역감정’이란 현상은 단어 자체만으로도 왠지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다. 하나로 이어지는 지역과 지역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작품을 감상하다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영호남을 대표하는 항구도시이자 관광거점도시인 부산과 목포가 한 폭으로 이어져 하나가 된 작품 한 점을 소개한다.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의 작품인 ‘신도시산수도’이다.

관광거점도시란 정부·지자체가 공동으로 투자해 해당 지역을 한국의 대표 관광도시로 만드는 사업을 말하는데, 문화체육관광부는 2020년 1월 관광거점도시 육성 사업 대상지로 부산, 안동, 강릉, 전주, 목포를 선정한 바 있다. 이를 홍보하기 위해 한국관광공사와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이 나섰다.

이이남은 5대 관광거점도시를 자신의 시각에서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족자 안 고서화에 5개 관광거점도시의 모습이 장엄하게 펼쳐지는 것으로 시작하는데, 신도시산수도 연작 중에서도 목포와 부산 편이 수작으로 꼽힌다. 목포의 유달산에서 시작되는 해상 케이블카가 부산까지 하나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그가 신도시산수도를 통해 목포와 부산을 어떻게 하나로 만들었는지는 한국관광공사에서 개관 준비 중인 하이커 그라운드의 대형 하이커월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전통 문화 유산에 디지털 기술을 더해 생명력을 불어넣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뉴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은 회화와 디지털의 융복합으로 디지로그(디지털+아날로그)의 정수를 보여 왔다. 한국의 전통과 고전회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전 세대와 소통하는 이이남 작가의 시선은 디지털을 통한 몰입을 시작으로 화면에 담긴 아날로그 스토리를 찾게 한다. 풍속과 현대적 오브제, 서양과 동양, 예술과 도시가 한 화면에서 만난다.

지난해 중국 허난성의 수도인 정저우시는 세계에서 가장 큰 복합연극공연장인 ‘유니크 허난-랜드 오브 드라마(Unique Henan-Land of Drama)’를 오픈하면서 무려 328m의 미디어 파사드를 위한 미디어 월을 설치했는데 자국 아티스트가 아닌 한국 미디어 아티스트로 그가 재해석한 디지털 청명상하도와 디지털 천리강산도를 영구 상영하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또한 최근에는 국악관현악단과 미디어아트 협업 무대 ‘황홀경’을 선보였다. 이이남 작가가 선곡한 국립국악관현악단의 레퍼토리, 국악관현악 ‘금잔디’와 ‘영원한 왕국’을 미디어아트로 구현한 협업인데, 프로젝션 맵핑 기술을 활용해 무대 네 면을 둘러싼 음향반사판 전체가 거대 스크린이 되는 구조로 오케스트라 전체가 영상과 혼연일체가 되어 국악관현악에 새롭고 현대적인 ‘멋’을 더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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