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더 오르고 무역적자 더 늘어나는 '복합위기' 고조
상태바
물가 더 오르고 무역적자 더 늘어나는 '복합위기' 고조
  • 박지민 기자
  • 승인 2022.07.05 14: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OECD 주요국 수준 7~8%대 물가상승 전망도
수입물가 상승에 무역적자도 상반기 역대 최대
3일 서울의 한 재래시장. 사진=연합뉴스
3일 서울의 한 재래시장.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6%대를 넘어섰지만 정점은 아직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재 추세라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과 마찬가지로 7~8%대의 물가 상승률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더해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은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무역적자 위기도 고조되고 있다. 고물가 자체가 복합위기 상황인 것이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 5.4%에서 6월 6.0%로, 한 달 만에 5%대에서 6%대로 껑충 뛰었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2%로, 9년8개월 만에 처음으로 3%대 상승률을 기록한 뒤 11월(3.8%), 12월(3.7%), 1월(3.6%), 2월(3.7%) 등 5개월 연속 5%대 상승률을 이어가다 우크라이나 전쟁이란 악재를 만났다.

2월 하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내 물가는 3월(4.1%)과 4월(4.8%)에 4%대를 기록하더니 5월(5.4%), 6월(6.0%) 연속으로 각각 5%선과 6%선을 돌파했다. 4%선을 돌파한 지 두 달 만에 5%선을 돌파하고, 다시 한 달 만에 6%선까지 돌파한 것이다.

게다가 6월이 정점은 아니다. 7월부터 전기·가스 요금 인상분이 반영되고, 오는 10월에도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이 또 한번 동시 인상될 가능성이 높으니 물가 오름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물가 점검 보고서에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가공식품·외식 물가 오름폭 확대로 5월보다 높아지고, 하반기에도 원유·곡물 등을 중심으로 해외 공급요인 영향이 이어져 상반기보다 오름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통계청이 공개한 6월 물가 상황은 한국은행의 진단과 일치한다. 석유류의 경우 △경유(50.7%) △휘발유(31.4%) △등유(72.1%) △자동차용LPG(29.1%) 등 폭등세를 기록했고, △밀가루(36.8%) △국수(31.5%) △부침가루(22.1%) △빵(9.2%) △식용유(40.3%) △소금(29.3%) 등 가공식품 물가도 7.9%나 올랐다. 외식(8.0%) 물가도 크게 올랐는데 역시 에너지와 곡물 가격 상승이 주된 원인이다. 

요약하자면 석유류·가공식품·외식 물가가 전체 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고, 특히 석유류가 물가 상승세를 주도하는 모습이다. 대외적인 공급 문제가 해결돼야 고물가를 잡을 수 있는 상황인데, 대외 요인은 한국이 어찌할 수 없는 일이다. 물가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와 관련, 가장 최근 통계인 지난 5월 OECD 주요국의 물가상승률을 보면 이미 6%대를 넘어선 국가가 대부분이다. OECD 회원국 평균도 무려 9.6%에 달했다. 선진국 중에서는 미국(8.6%)의 물가상승률이 가장 컸고, 이어 영국(7.9%), 독일(7.9%), 캐나다(7.7%), 이탈리아(6.8%) 순이었다. 다른 국가 대비 우리나라 물가 수준은 아직 양호한 편이지만, 가파른 상승 속도를 고려했을 때 주요국 물가 수준인 7~8%대로 올라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고물가는 무역적자와도 직결된 문제다.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은 수입물가 급등으로 무역적자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상반기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상반기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6% 증가한 3503억달러, 수입은 26.2% 늘어난 3606억 달러였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103억 달러(약13조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이전 상반기 역대 최대 무역수지 적자 기록은 1997년 당시 91억6000만 달러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