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지난해 우리나라 임신부 100명 중 34명이 제왕절개로 분만을 한 것으로 추산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는 과거에 비해 다소 줄어든 비율이지만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제왕절개 수술비율 5~15%는 물론 세계 주요국들 대부분이 아무리 높아도 20%대를 넘지 않는 것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이어서 수술률이 높은 이유를 놓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혜련 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모자보건실태’ 연구보고서를 통해 2012년에 배우자가 있는 전국의 15~44세 부인 951명을 대상으로 분만형태를 살펴본 결과, 자연분만이 65.7%, 제왕절개 분만이 34.3%로 나왔다고 밝혔다.
부인의 특성별 분만형태를 보면, 나이가 많을수록, 첫째 애를 출산할 때 제왕절개 분만을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만 때 임신부와 태아의 위험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제왕절개 분만을 한 부인을 상대로 그 이유를 물어보니 ‘아두골반 불균형’ 22.3%, ‘반복 제왕절개 및 자궁근종술 기왕력’ 21.3% 등을 꼽았다. 아두골반 불균형은 임신부의 골반이 태아의 머리에 비해 너무 작아서 태아가 산도를 통과하기 어려운 경우를 말한다.
이어 ‘태아의 심장박동이 비정상인 태아긴박증 등 태아의 건강상태’ 14.35%, ‘태아 둔위 등 위치 이상’ 12.2%, ‘출산 예정일 이전에 다른 증상 없이 양수가 파수되는 양수 조기파수’ 9.8%, ‘출산고통 두려움’ 3.7%, ‘고령출산’ 2.4% 등이었다.
태아 둔위는 출산을 앞둔 태아의 머리가 밑으로 향하는 것이 정상인데 임신 말기에 태아가 역위(둔위, 엉덩이가 아래로 있는 자세)로 있는 경우를 말한다. 분만 때 머리가 아닌 엉덩이부터 나오게 돼 위험할 수 있다.
제왕절개 분만은 산모와 태아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산모에게는 감염과 이로 말미암은 사망, 전신 기능 저하, 골반 통증, 장폐색, 불임, 태반유착 등 다양한 부작용을 일으킨다. 신생아에게는 신생아호흡곤란증후군, 모유수유 지연, 천식, 당뇨병, 아토피 등을 유발한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제왕절개 수술을 적정 수준으로 억제하고자 의료기관의 제왕절개 분만율을 공개하고 진료비를 깎는 시범사업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