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경제 갈수록 빨간불...최악의 상황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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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경제 갈수록 빨간불...최악의 상황 대비해야
  • 송병형 기자
  • 승인 2022.06.13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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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형 정경부장
송병형 정경부장

5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8.6% 상승해 41년 만에 최대 폭 상승을 기록했다. 40년 만에 최고치라던 3월 상승률(8.5%)을 뛰어넘는 수치로, 무엇보다 4월 주춤했던 상승률(8.3%)로 인해 인플레이션의 정점이 지나간 것 아니냐는 기대가 무너지게 됐다.

인플레이션은 미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의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9.2%로 약 3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월 7.8%, 3월 8.8% 등 갈수록 상승 폭이 커지는 추세다. 뿐만 아니다. 소비자물가를 공식 집계하는 120개 국가 가운데 91개 국가에서 5% 이상 급등했다고 전해진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상황은 당분간 악화일로를 달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를 비롯해 인플레이션 악재들이 해소되기는커녕 더욱 쌓여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임금과 물가의 악순환이 문제다. 임금 인상은 타는 불에 기름을 붓는 격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게 되고, 다시 추가적인 임금 인상을 부른다. 일단 악순환 고리가 돌기 시작하면 인플레이션 상황은 걷잡을 수 없는 국면을 맞게 된다. 이미 미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는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에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며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해법이 쉽지 않은 난제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50년 만에 고물가 속 경기침체가 이어지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경고음까지 나오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각국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긴축 정책이 경기 침체를 유발할 것이란 우려다.

한국도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4%로 약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위험신호가 짙어지고 있다. 다만, 미국과 유럽 등과 비교하면 나은 수준이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역시 한국은 해당 사항이 아니라는 진단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나오는 것 잘 알고 있다. 가능성에 대해서 전혀 생각을 안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국내 경제 상황을 볼 때 저희는 아무래도 우리가 지금 생각하기에는 기본 시나리오를 갖고 얘기할 수밖에 없다”(지난 9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설명회에서 박종석 부총재보 발언)고 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현 상황에 대해 “경기 회복세가 약화되는 모습”(6월 경제동향)이라고 보고 있다. 고물가 속 경기 회복세가 둔화되는 슬로우플레이션 가능성이 제기되기는 하지만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은 아닌 셈이다.

하지만, 소규모 개방경제 국가인 한국은 고환율 압박까지 직면해 있다. 인플레이션 해소가 우선인 미국이 수입물가를 낮추기 위해 강달러를 유지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계속 치솟고 있다. 현재 추세라면 원달러 환율이 1290원선을 넘어 1300원선마저 돌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칫 경상·재정수지 ‘쌍둥이 적자’가 현실화될 수 있는 위기국면이다. 대외 여건이 악화일로를 달리는 만큼, 이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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