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재용 사면, 尹정부는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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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재용 사면, 尹정부는 다를까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2.06.07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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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이상래 기자
산업부 이상래 기자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 부회장 사면론이 공식적으로 제기된 것은 지난 2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6개 경제단체장들과의 간담회 자리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이관섭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 6개 경제단체장들과 윤석열 정부 경제정책 수장인 추 부총리와의 첫 상견례 자리였다.

윤석열 정부는 민간 주도의 시장 경제 시스템을 중시한다. 윤석열 정부는 경제분야 국정 목표를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를 선정했다. 윤 대통령이 취임식 외빈 만찬에 이례적으로 기업 총수들을 초청할 정도다. 재계에서 윤 대통령의 기업총수 초청을 두고 민간기업을 경제 파트너로 인정한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 윤석열 정부 경제수장과 경제단체장들과의 만남에서 이러한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추 부총리는 모두발언에서 “정부는 범부처 차원의 과감한 규제혁파와 법인세 및 가업상속·기업승계 관련 세제 개편 등을 통해 기업주도의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해 나갈 계획”이라며 “민간·기업이 주도하는 투자확대와 일자리 창출, 경제 활력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 정부는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용 부회장 사면론도 이 자리에서 나왔다. 우리 기업인들이 세계 시장에서 더욱 활발히 뛸 수 있도록 해외 출입국 제약 등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8월 가석방 후 취업제한이 지속됐다. 이 부회장은 국내에서 주요 기업인을 만나거나 해외 출장도 제한적으로 어렵사리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부회장은 7일부터 18일까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을 포함해 유럽 파트너사들과 회동할 예정이다. ASML은 미세 공정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업체다. 삼성전자 미래 먹거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글로벌 1위를 위해선 반드시 잡아야할 업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에도 직접 네덜란드로 출장을 떠나 ASML 경영진을 만나기도 했다.

다음달 미국에서 열리는 ‘앨런&코 콘퍼런스’ 국제 비즈니스 회의도 삼성에게는 중요한 행사다. ‘억만장자 사교 클럽’으로 불리는 회의에서 글로벌 기업 수장들이 인수합병(M&A)이나 기업 간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때문이다. 굵직굵직한 M&A가 필요한 삼성에게 이 부회장의 참석은 중요하다. 하지만 취업제한으로 발이 묶인 상황에서 연이은 해외 출장 타진이 가능할지는 불투명하다.

과연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와 다를까. 경제는 ‘민간이 끈다’는 것을 앞세운 윤석열 정부에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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