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경유 45.8%, 돼지고기 20.7% 등 유가와 농축수산물을 중심으로 물가가 급등하며 5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5.4%를 기록했다. 5%대 물가상승률은 2008년 9월 이후 13년8개월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7.56(2020=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5.4% 상승했다. 4월 4.8%에 이어 결국 5%선을 넘어선 것이다.
물가 상승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유가와 곡물 등 원자재에서 비롯된 까닭에 파급력이 컸다.
경유(45.8%), 휘발유(27.0%), 등유(60.8%), 자동차용LPG(26.0%) 등 유류 가격이 급등한 것은 물론이고, 석유를 원자재로 사용하는 공업제품이 8.3% 올라 2008년 10월(9.1%) 이후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또 전기·가스·수도 역시 9.6% 급등했다.
농축수산물은 전반적으로 4.2% 상승했는데, 특히 돼지고기(20.7%), 수입쇠고기(27.9%), 포도(27.0%), 배추(24.0%), 닭고기(16.1%), 감자(32.1%) 등의 가격이 급등했다. 식자재 영향이 큰 외식 물가가 1998년 3월(7.6%) 이후 최대 상승률인 7.4%을 기록하는 등 서비스 물가도 3.5% 상승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물가는 한동안 5%선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낮아보인다. 통계청 관계자는 "다음 달은 5%대 상승률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 수준이 계속 유지되면 올해는 연간 4.3% 상승률이 나온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