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수소 품은 원전, 청정에너지로 재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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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수소 품은 원전, 청정에너지로 재도약
  • 이재영 기자
  • 승인 2022.06.01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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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민관, 원전 활용한 청정수소 개발에 협력하기로
한미 정상, 원전 협력…핑크수소 개발도 양국 시너지 기대
유럽 택소노미 법제화 …국내 원전 수출 확대 가능
한국과 미국이 원전 활용 청정수소 생산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며 양국이 협력하기로 했다. 사진은 국내 원자력 청정수소 비지니스 포럼이 지난달 27일 서울 노보텔 앰베서더 호텔에서 개최돼 관계자들이 기념촬영한 모습. 사진=한수원
한국과 미국이 원전 활용 청정수소 생산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며 양국이 협력하기로 했다. 사진은 국내 원자력 청정수소 비지니스 포럼이 지난달 27일 서울 노보텔 앰베서더 호텔에서 개최돼 관계자들이 기념촬영한 모습. 사진=한수원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기후변화 대응수단으로 원자력 발전의 효용성이 높아져 관련 투자도 탄력받고 있다. 특히 원전을 활용한 청정수소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다.

1일 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전력기술, 두산에너빌리티, 포스코홀딩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수소융합얼라이언스, 한국수소및신에너지학회, 한국원자력학회가 최근 대용량 청정수소 생산・저장 플랜트 설계 및 인허가에 대비한 기반 연구과제에 착수했다.

이들 기관은 △원자력을 활용한 청정수소 생산 기술 개발 및 상용화 △해외원전 수출경쟁력 제고를 위한 원자력 청정수소 사업모델 개발 △지속가능한 원자력・수소 산업 생태계 구축 등에 힘을 모은다.

원자력 활용 청정수소는 원전에서 발생하는 전기와 증기를 이용, 수전해 방식을 통해 수소를 생산하는 것이다. 원전은 태양광, 풍력 등의 발전원보다 전력 판매단가가 낮고 가동률이 높아 경쟁력 있는 수소생산 방식으로 부상하고 있다.

원전을 이용한 수소 생산방식을 핑크수소라고도 부른다. 관련 기술은 미국이 앞서 있다. 증기와 고체 산화물 수전해장치를 이용한 전기 분해 방식의 상업화 연구를 관련 연료전지 개발 업체인 미국의 블룸에너지와 퓨얼셀에너지 등이 진행해왔다. 미국 정부는 원자력발전소 내 수소생산 시설을 설치해 운영하는 실증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민간의 개발을 돕고 있다.

이러한 양국의 원전 활용 청정수소 개발 프로젝트는 최근 한미정상회담 합의를 계기로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한미 양국은 에너지안보 협력을 통해 소형원전(SMR) 기술 확보 협력과 함께 기후변화 대응수단으로써 원전 활용을 모색하기로 했다. 원자력이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청정에너지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는 점에 공감하고 공동 기술개발에 협력키로 한 것이다.

원전을 활용한 청정수소 개발이 대표적이다. 양국은 관련 기술 개발을 통해 원전 활용 청정수소의 경제성을 높이고 각국이 탄소중립 이행 과정에서 관련 기술을 채택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양국은 원전 기술 수출 확대 효과도 꾀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는 유럽이 청정에너지분류체계(택소노미)에서 원전을 채택하는 게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앞서 유럽은 지난 2월 원전과 천연가스를 포함하는 택소노미를 승인했다. 올해 유럽 의회와 이사회에서 검토 과정을 거쳐 최종 법제화하면 내년부터 법안 효력이 발생한다. 이로써 원전이 친환경에너지로 공식 분류되면 신규 원전 발주가 늘어나게 된다. 원전 건설 시 자금조달도 용이하게 된다. 그 속에 원천 기술이 있는 한국과 미국은 서로 공조해 원전 수출을 확대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원전이 청정에너지로 분류돼 관련 시장이 활성화되는 데는 청정수소 연계 기술 상용화가 도움이 되며 한미 양국은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공조하게 됐다. 물론 난관도 있다. 유럽에서는독일, 이탈리아 등 방사능 및 우라늄 채광 관련 리스크를 우려해 원전의 친환경 에너지 분류를 반대하는 국가들도 있다. 이러한 국가적 여론을 바꾸는 데도 원전 자체 기술 및 원전 활용 수소 생산 기술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높이는 연구 성과가 필요해 보인다.

한편,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최근 한미정상회담에서 원전 관련 성과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 원전 원천기술에 대한 지식재산권 문제를 해결하고 미국의 외교력을 활용한 원전 세일즈도 가능하게 됐다. 현재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계획하거나 프로젝트에 착수한 국가는 약 30개국이다. 한국은 그 속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혁신형 소형 모듈형 원자로 개발 등을 통해 2030년대에 수출을 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2030년까지 해외 원전 10기 이상을 수주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은 또한 원자력을 기후변화 대응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유엔기후변화 정부간 협의체(IPCC)는 2020년부터 2050년까지 전 세계 원전 용량이 매년 2.5%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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