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성 높인 ‘조생종 양파’ 수출 가능성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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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성 높인 ‘조생종 양파’ 수출 가능성 확인
  • 전승완 기자
  • 승인 2022.05.23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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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수출 양파, 중국산보다 30% 비싸게 판매… 연중 수출 시동
안성에서 수출을 앞둔 양파를 컨테이너에 적재하고 있다. (사진제공=농촌진흥청)
안성에서 수출을 앞둔 양파를 컨테이너에 적재하고 있다. (사진제공=농촌진흥청)

[매일일보 전승완 기자] 양파는 출하기에 따라 조생중, 중생종, 만생종으로 구분하는데, 4~5월 초에는 조생종, 5~6월에는 중생종과 만생종이 생산된다. 한편 저장성이 낮아 그동안 수출하지 못했던 조생종 양파 수출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농촌진흥청은 국내 양파 산업의 활로를 찾기 위해 조생종 양파에 적합한 신선도 유지 기술을 투입하고 싱가포르에 시범 수출한 결과, 현지에서도 신선하게 유통·판매되면서 수출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최근 양파 소비 감소로 저장 양파 가격이 하락하면서 생산업계에서는 일찍 수확하는 조생종 양파 수출 방안에 대해 논의해 왔다. 그러나 조생종 양파는 저장성이 낮아 쉽게 물러지는 문제로 현지의 이의 제기(클레임)가 우려돼, 그간 수출을 시도하지 못했다.

농촌진흥청은 전남서남부채소농협과 협력해 조생종 양파 특성에 맞춘 신선도 유지 기술을 연구하고, 이 기술을 적용한 무안산과 제주산 조생종 양파 약 4톤을 지난달 싱가포르에 시범 수출했다. 

시범 수출에는 압력(압상)으로 인한 조생종 양파의 물러짐, 결로 등을 방지하기 위해 △수확 후 아물이 처리(큐어링) △균일한 크기(지름 9±1cm) 선별 △운반함 이용(팰릿 적재) △습기를 흡수하는 흡습지 사용 △1도(℃) 냉장 수송 △현지 도착 후 송풍 처리 등의 기술을 적용했다.

그간 수출한 만생종 양파는 다발로 쌓아(벌크 적재) 냉장 수송했으나, 이번 조생종은 전용 운반함과 흡습지, 송풍 처리 등으로 신선도 관리를 차별화했다. 특히 지속적인 수출을 염두에 두고 비용이 크게 추가되지 않는 기술 중심으로 적용했다. 

국산 양파는 지난 4월 20일 배에 실어 5월 1일 싱가포르에 도착했으며, 17일까지 현지 레스토랑과 가공업체, 소매점에 공급·판매됐다. 양파의 신선도가 그대로 유지돼 좋은 품질을 인정받았고, 중국산 양파보다 30~40% 이상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한편 우리나라는 2021년 1만 톤, 560만 달러어치의 양파를 수출하는 등 수출을 원하는 농가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번 수출은 그동안 수출이 어려웠던 조생종 양파의 물리적 상처를 최소화하는 기술을 적용하고, 수출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주로 대만에 중만생종 양파를 수출해 온 우리나라가 대만보다 선박 수송기간이 4일가량 더 걸리는 싱가포르 수출에 성공함으로써 다른 나라와의 수출길도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농촌진흥청은 조생종 양파 특성에 적합한 수출용 신선도 유지 체계를 적용해 기술을 추가 검증하는 한편, 기존에 수출되던 중만생종과 함께 우리 양파를 일 년 내내 안정적으로 수출하는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파속채소연구소 조명철 소장은 “올해 양파 생산 관계자들이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번 조생종 양파가 품질에 문제없이 수출돼 뜻깊게 생각한다”며 “조생종 양파는 경도가 약해 장거리 수송이 어렵다는 수출 현장의 인식을 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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