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동인 칼럼] 수저계급사회, 10년 후에는 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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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인 칼럼] 수저계급사회, 10년 후에는 변할까
  • 매일일보
  • 승인 2022.05.12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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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인 SPR교육컨설팅 대표
원동인 SPR교육컨설팅 대표

지난 2~3주 뉴스와 인터넷을 접하면서 2019년 9월 필자가 썼던 칼럼이 다시금 생각났다. 시간이 흐르고 지금은 새 시대가 되었다고 하지만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다.

당시 칼럼의 제목은 ‘교육 세습을 단절 할 수 있을까‘이고 주요 내용은 하기와 같다.

우리는 흔히 ‘1%의 최고 부자들이 99%를 지배한다’고 여겨왔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1년 세계를 뒤흔든 ‘월가를 점령하라’는 시위에서 나왔던 담론이다. 슈퍼리치들이 정치, 경제계에 입김을 불어넣어 엄청난 부를 거머쥐고 호화생활을 유지는 데 대한 저항운동이었다. 불평등의 기원을 ‘1%대 99%’에서 찾은 것이다. 1%라는 소수를 공공의 적으로 만들어 99%가 투쟁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리처드 기브스 선임연구원은 자신의 저서 ‘20 vs 80의 사회’에서 반론을 제시했다.

그는 “1%의 최상류층에만 관심을 집중하면 중상류층이 대중과 같은 배를 탔다고 믿기 쉬워진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상위 20%인 중상류층의 규모와 그들이 집합적으로 가진 권력은 도시의 형태를 바꾸고 교육제도를 장악하고 노동시장을 변형시킬 수 있다. 공공담론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기자, 싱크탱크 연구자, TV 프로듀서, 교수, 논객이 대부분 중상류층이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이 책이 설명하는 미국사회의 불평등 구조는 한국사회를 빼 닮았다. 미국 중상류층의 행태는 한국 사람들이 체감하는 현실과 비슷하다. 자녀의 양육과 교육을 통해 인적 자본을 키우고, 이를 통해 고소득 전문직 일자리를 물려주려는 모습은 한국에서 흔히 마주치는 모습이다. 이를 통해 격차는 확대되고 사회적 지위는 대물림 된다. 이른바 ‘수저론’으로 표현되는 한국사회와 같은 맥락이다.

‘20 vs 80의 사회’의 저자는 “부유한 집안은 대대로 부유할 것”이라며 “세습은 유산상속 보다는 교육을 통해 이뤄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의 중상류층은 교육에 광적으로 집착하기 때문이다.

어떤가. 우리 사회의 자화상을 그대로 보는 것 같지 않는가. 새 시대를 맞이하고 새로운 사람들이 등장 했지만 한국사회 내 교육세습과 이를 통한 불평등 구조 고착 양상은 과연 얼마나 변했는가. 사실상 변한 것이 없다.

다음 주 필자는 전남의 시골마을에 있는 고등학교에 특강을 간다. 학생들에게 뭐라 해야 할까? 학생들의 질문에 뭐라 답해야 할까? 아무리 생각해도 해결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럼 10년 후에는 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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