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7곳 금리인상에 RBC 미달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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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7곳 금리인상에 RBC 미달 우려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2.05.09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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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NH농협·한화손보 등 RBC 150% 근접…추가 하락 가능성↑
국고채 금리 치솟는 가운데 업계 가용자본 감소 ‘불가피’
영구채 등 발행 통해 방어…이마저도 ‘한도 소진’ 추가발행 ‘불투명’
금리인상 속도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보험사의 RBC비율이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금리인상 속도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보험사의 RBC비율이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생명·손해보험사 총 7개사의 지급여력비율(RBC)이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 아래로 떨어질 위기에 놓였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국고채 금리가 치솟는 가운데 가용자본 감소가 불가피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RBC 방어를 위해 후순위채나 영구채(신종자본증권) 등 자본성증권 발행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법령으로 정해진 발행한도를 소진해 추가적인 자본확충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9일 한국기업평가 분석에 따르면 DGB생명과 NH농협생명, 한화손해보험, 흥국화재, DB생명, KDB생명, 흥국생명 등 7개사의 RBC가 150%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들 보험사의 올해 1분기 RBC비율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금리 인상 여파에 하락세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바로 직전분기인 작년 말 기준 RBC는 DB생명(157.7%), 흥국생명(163.2%), KDB생명(168.9%), 흥국화재(155.4%), 한화손해보험(176.9%), DGB생명(224%), NH농협생명(210.5%) 등이다.

보험사들은 그간 자본성증권 발행을 확대하며 RBC 사수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왔다. 보험사들이 올해 들어 현재까지 자본을 확충한 규모는 2조9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유형별로는 유상증자가 6000억원, 자본성증권은 2조3000억원 사상 최대 규모다. 보험사별로 NH농협생명이 총 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한 데 이어 자본성증권도 8300억원 발행해 규모가 가장 컸다. 이밖에 한화손해보험(2500억원), DGB생명(950억원), 흥국생명(500억원), 푸본현대생명(500억원) 등이다. 작년 말 기준으로 보험사의 RBC 비율은 평균 246.2%로 150% 미만으로 떨어진 보험사는 최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해보험이 유일하다.

금리 상승은 일반적으로 보험사의 자산운용 수익률을 올려주고 자본이 늘어나는 ‘호재’로 여겨진다. 그러나 금리가 상승하면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한 채권의 평가이익이 감소하면서 RBC 비율은 떨어지게 된다.

보험사의 채권 계정 분류 현황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국채 10년물 금리가 10bp(1bp=0.01%포인트) 오르면 RBC 비율이 1~5%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채 10년물 금리는 작년 말 2.25%에서 3월 말 2.97%로 올랐고, 지난달 들어 3%대 중후반까지 치솟았다.

내년 시행되는 새 국제회계기준 IFRS17과 새 자본 규제 신(新)지급여력제도(K-ICS)를 앞두고 2020년 저금리 시기에 실질적인 자본 확충이 아닌 채권 재분류를 이용해 RBC 비율을 끌어올린 보험사들의 RBC 비율 하락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하면 시가로 평가하게 되므로 금리 상승기에는 가용자본이 감소, RBC 비율이 떨어지게 된다.

RBC 방어를 위한 보험사의 자금 수요는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문제는 자본성증권의 발행 한도가 거의 소진해 추가적인 자본확충이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한기평 분석에 따르면 KDB생명과 흥국화재의 경우 발행한도와, 기본자본인정한도, 보완저본인정한도 대부분을 소진했다. 한화손보도 RBC 낙폭에 대응할수 있을 정도로 발행한도가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흥국생명과 DGB생명 역시 한도 소진율이 높은 편으로 추가 발행여력에 의구심이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 상승 추이와 상황을 보면 보험사들의 RBC 방어가 어려워졌다”면서 “자본성증권 발행은 올해 2분기 이후 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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