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성장보다 물가 위험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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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성장보다 물가 위험 더 크다”
  • 박지민 기자
  • 승인 2022.04.17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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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 속 2차 추경 엇박자 우려엔 "피해계층 지원 불가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한국을 비롯해 세계 경제가 고물가에 대응하기 위한 긴축 정책에 돌입한 가운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17일 경기 하방 위험보다 물가 상방 위험이 더 크다며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그는 향후 통화정책에 있어 물가 상황은 물론이고 경제 성장 흐름도 함께 관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도 스태그플레이션(마이너스 성장률 속 물가 급등)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실에 제출한 서면답변에서 ‘금리를 올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인가’라는 질문에 “현재로서는 경기가 회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높은 물가 오름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금융통화원회가 의결문을 통해 밝힌 대로 앞으로도 완화 정도의 적절한 조정을 통해 물가안정을 도모해 나가는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입장을 같이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후보자는 그러면서 “최근 물가상승 압력이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11년 이후 처음으로 4%를 넘어섰으며 앞으로도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원자재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상당기간 높은 물가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그는 또 “기대인플레이션이 다소 불안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이를 매개로 한 임금 상승 등 2차 파급효과가 발생할 가능성도 경계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 후보자는 금리 인상이 경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와 관련해서는 “지금 상황에서 기준금리 결정 시 가장 크게 고려해야 할 부분은 물가의 상방 위험이라고 생각한다. 성장의 하방 위험보다 물가의 상방 위험이 더 크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다만 그는 “성장 흐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함께 살펴보면서 정책을 결정해 나갈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고물가와 경기 침체가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와 관련해서는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영향으로 물가의 상방 압력과 성장의 하방 압력이 동시에 커진 것이 사실이지만 현재로서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물가오름세가 상당기간 높은 수준을 이어가겠지만 국내 경기는 견조한 글로벌 재화 수요와 축적된 가계 소비여력에 힘입어 회복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는 정부의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인한 정책 엇박자 우려와 관련해서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추경은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에 초점을 맞춰 미시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정부 방역조치로 불가피하게 피해를 입은 계층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시적 조치의 규모가 커서 물가 등 거시경제 상황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면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서로 조율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후보자는 민주당 김두관 의원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전면시행 등 신용평가 강화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소득에 비해 높은 가계부채는 대내외 충격 발생 시 부실위험을 키우고 소비둔화 등을 통해 실물경제의 하방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따라서 그동안 강화된 DSR 규제가 금리 인상과 함께 가계부채 증가 억제에 기여하는 효과가 작지 않음을 감안할 때 DSR처럼 차주의 상환능력에 기반한 대출 원칙을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또 부동산 시장 불안 원인에 대한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의 질문에는 “최근 몇 년간 주택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한 데는 금리뿐 아니라 주택수급과 이에 따른 가격상승 우려 등도 상당 부분 작용했다”며 “다만 사후적으로 보면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DSR 거시건전성 규제가 조금 더 일찍 강화됐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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