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승부는 지금부터”…유통대기업, 밀키트 시장 판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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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승부는 지금부터”…유통대기업, 밀키트 시장 판 키운다
  • 김민주 기자
  • 승인 2022.04.17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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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대기업, 대형 유통망‧R&D 및 마케팅 역량 등 무기
시장 정체 전망 속 거대 경쟁자 등장…새판 짜기 기대
롯데푸드 ‘Chefood 계절을 만나다’ 밀키트 조리예(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배추만두전골, 통돈까스 김치우동, 곱창 고구마 떡볶이, 게살 로제 파스타). 사진=롯데푸드 제공
롯데푸드 ‘Chefood 계절을 만나다’ 밀키트 조리예(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배추만두전골, 통돈까스 김치우동, 곱창 고구마 떡볶이, 게살 로제 파스타). 사진=롯데푸드 제공

[매일일보 김민주 기자] 국내 밀키트시장 판이 커지고 있다.

프레시지가 독보적 1위를 달리고 있던 밀키트 시장에 최근 대형 유통기업들이 속속 진출하고 있다. 이들은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거대 유통 인프라와 식자재 조달망, R&D 및 마케팅 역량 등을 기반으로 빠르게 영향력을 확장 중이다. 유통업계 ‘큰 형님’들의 등장으로, 본격적인 경쟁구도 재편 및 사업 다각화가 예상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푸드, 편의점 등은 거대 자본을 투입,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나섰다.

롯데푸드는 올 초부터 밀키트시장 선두 잡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엔 밀키트 전문 스타트업 ‘푸드어셈블’에 65억원 규모 전략적투자를 하는 등 빅딜도 단행했다. 이번 투자로 단번에 업계 2~3위권의 간편조리세트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

푸드어셈블은 150개 이상의 자체 레시피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1월엔 부산광역시 기장군에 3공장을 준공해 일평균 키트 3만개 이상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게 됐다. 연내로 추가 4공장 착공을 계획 중이며, 향후 2년 내로 로봇 생산라인을 활용한 자동화 및 냉동 Ready Meal 생산 설비도 구축할 방침이다.

앞서 롯데푸드는 지난 2월 숙명여대 한영실교수 맞춤식품연구실과 손잡고 밀키트 시장에 본격 진출을 알렸다. 한 교수 연구팀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Chefood 계절을 만나다’는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냉동 밀키트다. 영하 40℃ 이하의 초저온 터널 통과로 단시간 내에 식품을 동결하는 ‘터널식 급속냉동(TQF)’ 기술을 적용했다.

편의점도 PB(자체 브랜드)밀키트를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CU는 이달 초 ‘팔도한끼 끓여먹는 밀키트 시리즈’ 4종을 출시했다. 모든 상품들은 물만 부어 용기채로 바로 화구나 전자레인지로 조리할 수 있다. 캠핑족, 조리도구가 부족한 1인 가구 등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GS25는 HMR 전문 스타트업 기업 테이스티나인과 협업해 ‘편의점 밀키트’ 2종을 내놨다. 우삼겹 부대찌개와 트러플크림 파스타&깐쇼새우 등이다. 해당 상품들은 출시 후 12일 만에 10만개가 팔리며 GS25 자체 간편식 카테고리 내 최고 매출 1·2위로 등극했다. 세븐일레븐과 미니스톱도 각각 자체 밀키트 브랜드 ‘세븐쿡’, ‘편한식당’을 운영 중이다.

이 외 이마트(피코크), CJ제일제당(쿡킷), 호텔신라(신라 다이닝 앳 홈), LF푸드(모노키친) 등도 밀키트 사업을 유망 신사업으로 낙점하고,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프레시지는 왕좌 지키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는 15개국 500만불 수출을 목표치로 설정, 해외 진출에 힘을 쏟는다는 전략이다. 최근 3년간 평균 63% 매출 성장세 기록을 견인한 ‘B2B 중심 간편식 퍼블리싱 사업’도 공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인플루언서, 외식전문기업 및 소상공인들이 밀키트 사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제품 생산, 유통, 판매 전 과정을 지원하는 B2B 사업이다. 대규모 협업 인프라를 구축해, 단기간에 다양한 신제품을 개발 및 출시할 수 있다.

업계관계자는 “국내 밀키트시장은 코로나로 인해 집밥 수요가 늘며 단기간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왔다”며 “사회적거리두기가 완화되며 시장 축소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지만 막대한 자본과 기술력, 업계 영향력 등을 갖춘 대기업들의 등장으로 다시 한번 판세가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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