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한국에 물가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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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한국에 물가 부담
  • 이재영 기자
  • 승인 2022.03.09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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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제재 어렵단 예상 깨…국제 원유 공급 줄어 가격 상승압력
원가부담 커진 한국 기업, 생산성 악화 우려
미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로 국제유가 상승압력이 커졌다. 사진은 서울 한 주유소에 게시된 유가.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로 국제유가 상승압력이 커졌다. 사진은 서울 한 주유소에 게시된 유가.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미국이 대러 제재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면서 국제유가 상승 압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원자재값 부담으로 채산성 악화를 겪는 국내 기업들에 더욱 악영향이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해 글로벌 시장에서 대체 수입을 확대하면 국제 석유 거래시장 내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지게 된다. 가뜩이나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물가 부담이 커진 한국으로서는 이번 수입 제한 조치가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불안감도 부추긴다. 국제유가는 이미 8일(현지시간) 기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123.70달러를 기록하는 등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해 있다.

미국의 수입금지 조치에 따라 다른 국가들도 제재에 동참하게 되면 유가 상승 압력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유럽은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 이러한 제재에 동참하게 될 가능성은 낮게 점쳐지나 당초 역대급 금융제재인 스위프트에서 러시아를 배제한 결정도 이례적이었다. 유럽 국가들 중 영국은 이미 올해 말까지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영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중단 소식에 국제원유 가격이 급등하며 거래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역으로 러시아 역시 보복조치로 원유 수출을 봉쇄할 경우 재정이 힘들어지는 등 원자재 수출을 전략적인 도구로 활용해왔기 때문에 수출 규모를 줄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돼 왔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이 미국과 서방의 경제제재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등 감정적 대응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은 러시아산 석유 공급 감소가 현실화할 경우 국내 기업의 생산성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2020년 기준 전 세계 원유, 천연가스 수출에서 러시아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1%, 25% 수준이다.

당초 원유 제재는 수출국 간의 이해 충돌, 장기 공급 계약, 즉각 증산의 기술적 어려움 등으로 실행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이런 예상을 벗어나 미국이 제재를 실행한 만큼 추후 공급량 감소에 따른 비용 상승과 국내 기업의 수익성 악화 문제로 번질 것도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국내 경제는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고 기업 생산에서 화석연료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제조업 상품 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실물 경제에 미칠 구조적인 타격이 걱정을 키우고 있다.

국제유가 외에도 러시아가 한국의 경제제재 동참에 대해 불쾌한 반응을 보이면서비우호국가로 지정하는 등 보복조치에 나설 뜻을 내비쳐 우크라이나사태에 따른 국내 파장이 번지는 터다. 앞서 러시아 정부는 한국을 비롯한 미국, 영국, 호주, 일본, EU 회원국 등 비우호국 48개 명단을 발표했다. 비우호국에 대한 러시아의 조치는 해당국 출신 비거주자의 외화송금을 한시적 금지하고, 대외채무 지불을 루블화로 지급하며 비우호국 기업과 러 기업 간 모든 거래에 ‘외국인투자 이행관리위원회’ 승인을 거치게 하는 등이다.

산업계는 비우호국 지정에 따라 받게 되는 조치에 대해 우려가 큰 상황에서 국제유가 상승 압력에 따른 원자재값 부담도 걱정하게 됐다. 업계는 특히 루블화 결제에 따른 환차손 피해 등을 예상하며 정부차원의 지원책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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