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제약사, 제네릭 생산 국내 제약사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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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제약사, 제네릭 생산 국내 제약사 압박
  • 김형석 기자
  • 승인 2013.09.0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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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의약품 타격 방어 위한 대표적 전략
[매일일보 김형석 기자] 다국적 제약사들이 한국 제약사들의 복제약(제네릭의약품) 발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스위스계 다국적 제약사인 노바티스는 종근당·일동제약·대화제약 등 5개 한국 제약사에 자사 고혈압치료약 ‘엑스포지’의 제네릭의약품 명칭을 바꾸라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발사르탄과 암로디핀 성분의 고혈압치료약인 엑스포지는 2011년 742억원, 2012년 813억원 등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오리지널 의약품이다.

특히 엑스포지는 노바티스 국내 매출(4600억원) 중 15%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제품이다.

하지만 재심사 기간이 지난 4월에 만료됐다. 특허만료 오리지널은 기존 약가의 68~70%, 제네릭은 오리지널 약가의 59.5%~68% 선에서 보험약값이 결정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은 이미 엑스포지 및 제네릭 약가 산정기준을 확정하고 오는 9월 고시할 예정이다.

한국 제약사들도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엑스포지의 제네릭의약품 출시를 위해 무려 100여개가 허가를 받고 오는 10월에 출시를 앞두고 있었다. 제네릭 제품명은 종근당이 ‘애니포지’, 일동제약 ‘바이포지’, 대화제약 ‘바로포지’ 등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노바티스가 특허만료로 특허관련 소송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오는 9월 심평원에서 고시되기 전까지 제네릭의약품의 출시를 지연시킬 의도로 의약품 제품명을 문제 삼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가 한국 제약사를 상대로 의약품 특허가 아닌 제품명이나 디자인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사건은 꾸준히 벌어지고 있다.

미국 제약사인 존슨앤존슨(J&J)은 지난 5월 한국제약사인 셀트리온을 상대로 류마티스 관절염 항체 치료제 항체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렘시마’가 한국을 비롯해 캐나다·남아프리카공화국·필리핀·인도 등 5개 국가에서 자사 오리지널 의약품인 ‘레미케이드’ 상표를 침해했다고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3월 유럽의약청(EMA)에 램시마의 판매허가를 신청, 허가절차를 밟고 있으며 오는 6월 초 최종허가 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가 EMA 허가를 받게 되면 본격적으로 글로벌 판매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 경우 J&J는 오리지널의약품인 레미케이드의 매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레미케이드는 지난해 전 세계서 75억달러(8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존슨앤드존슨 제약부문 매출 중 무려 24%를 차지한다. 현재 외국 규제기관에서 공식 승인을 받은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는 셀트리온의 렘시마가 유일하다.

또한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는 지난해 10월 한미약품의 ‘팔팔정’이 자사 ‘비아그라’의 디자인권을 침해했다고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화이자는 파란 다이아몬드 모양인 비아그라 디자인을 한미약품이 도용해 복제약을 만들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한미약품 디자인이 문제없다고 판결했다.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한국 제약사 입장에서 상표권이나 디자인 소송은 한국 제약사 입장에서는 큰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오리지널 제약사인 다국적 제약사의 상표권 및 디자인권에 대한 이의신청은 복제약의 시장진입을 막거나 시기를 늦추기 위해 사용하는 전형적인 전략 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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