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가 할퀴고 간 동해안… 집잃은 주민들 '망연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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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마가 할퀴고 간 동해안… 집잃은 주민들 '망연자실'
  • 최지혜 기자
  • 승인 2022.03.0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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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0세대 7300여명 주민 대피… "8일 오전 주불 진화 목표"
주택‧시설‧문화재 피해…금강송 군락지‧원전 피해는 막아
울진·삼척산불이 계속되는 7일 경북 울진군 북면 덕구리에서 소방 헬기가 산불을 진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최지혜 기자] 동해안을 따라 번진 산불이 나흘째 이어져 현지 주민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인명피해를 막고 산림과 주택‧시설의 소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진화에 총력을 가하고 있다.

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현재 이번 산불이 처음 발생한 울진의 진화율은 50%로 조사됐다. 이외에 삼척 40%, 강릉 80%, 영월 50%, 대구 달성 40% 등이다. 산림당국은 현재 울진‧강릉‧금정 등에 헬기 92대와 지상진화장비 375대, 진화인력 1만8000명 등을 투입하고 산불 진화에 주력하고 있다.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는 이날 심한 연기와 안개로 동해안(강릉·동해·울진·삼척) 산불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강릉과 울진 산불 현장은 연기와 안개로 진화 헬기 접근이 어렵고, 오후에는 바람 방향이 남서풍으로 바뀌면서 울진·삼척 산불 연기가 강릉 비행장까지 확산했다. 헬기는 연무가 다소 옅어진 이날 오후 2시 20분께 다시 투입됐다.

이날 오후엔 강릉 옥계와 동해, 삼척, 영월 주요지역에서 연기만 피어오를 뿐 불길은 관측되지 않아 진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산불의 규모가 큰 탓에 소방당국은 주불 진화에 진땀을 빼고 있다. 이번 산불은 지난 2000년 이후 최대 규모다.

산불이 금강송 군락지 인근까지 번지자 이를 막기 위한 산림청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는 2200여ha 면적에 200년이 넘은 노송 등 8만 그루가 자라는 곳이다. 산림청은 방어선을 구축해 군락지 피해 방지에 성공한 상태다.

지난 4일 경북 울진에서 시작된 이번 산불은 강풍을 타고 강원 삼척까지 번진 상태다. 이에 정부는 당일 오후 9시 재난사태를 선포하고 중대본을 가동했다. 이날 한때 산불이 한울 원전 부근까지 빠르게 번져 원전 시설이 위험해지는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와 관계당국에 확산차단에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강풍으로 산불이 계속되고 있지만 원전 등 관련 시설물 피해는 아직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지난 6일에는 울진과 삼척을 산불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현재까지 산불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보고됐다. 그러나 주택과 창고 등 512곳의 시설이 산불에 소실됐다. 산불을 피해 대피한 주민들은 4659세대 7355명에 달한다.

울진·삼척산불이 나흘째 이어지는 7일 오전 경북 울진군 울진읍 신림리의 한 장뇌삼밭이 불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산불로 집을 잃은 현지 주민들은 망연자실한 상태다.

어머니와 사는 A씨는 “산불이 확산해서 마을회관에 모였다가 우리 집 타는 것을 보면서 여기로 왔다”며 “이미 다 타고 있으니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북면 고목리에 사는 B씨는 “집이 다 타서 지붕만 남았다”며 “우리 마을에만 7채가 탔고 건너편 마을까지 포함하면 9채가 탔다”고 말했다.

당국은 오늘 중 주불 진화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는 8일 오전 중으로 이를 완료한다는 목표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이날 오전 산림청 통합지휘본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오늘 내 주불 진화가 가능할 것이라 말하기 힘들다”며 “내일 오후부터 동풍이 강하게 불 예정이라 그 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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