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김준형의 외교혁명 제안 '대전환의 시대, 새로운 대한민국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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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김준형의 외교혁명 제안 '대전환의 시대, 새로운 대한민국이 온다'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2.03.05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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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환의 시대 맞아 한반도 넘어 글로벌 대한민국으로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우리에게 주어진 환경은 절박하다. '대전환의 시대'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팬데믹, 기후변화, 기술 경쟁, 그리고 무엇보다 미국과 중국의 세력 갈등 한가운데 서 있다.

국립외교원장을 지낸 국제정치학자 김준형은 이럴수록 "외교에 진심이어야 하고 외교가 '하드캐리'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그간 대한민국의 달라진 세계 속 위상을 짚어주고, 요동치는 국제정세 속에서 대한민국이 한반도를 넘어 글로벌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을 '외교혁명'이라는 수단으로 제시한다.

한국의 위상은 엄청나게 달라졌다. 사실 이미 오래전부터 달라지기 시작했지만, 그간의 행보가 대중에게 제대로 알려질 기회가 부족했다.

바로 이 책이 나온 가장 큰 이유다. 대한민국이 선진국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의심한다. 그게 정말이야? 국뽕 아니야? 우리가 사는 이 땅 한반도는 강자들의 싸움터에 불과했다는 끝없는 피해의식은 장기간에 걸쳐 약소국 콤플렉스로 굳어졌고, 현재의 분단구조와 더불어 한반도를 둘러싼 4대 강국의 단단한 역학구조는 더욱 새로운 인식의 전환을 막아왔다.

하지만 저자는 단호히 말한다. "우리는 힘차게 깨어나 포효할 자격이 충분하며, 약소국 콤플렉스는 이제 과감히 내던져도 될 때가 왔다"고.

저자는 그간 대한민국이 쌓아 올린 세계 속 위상을 독자들에게 상세히 안내한다.

한국은 이미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 분야에서 선진국이다. 유엔무역개발회의 역사상 최초로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진입한 사례로서 많은 국가가 선망하는 모델이 될 만큼 국력과 국격이 향상했다.

또한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 4차산업의 핵심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 한류는 물론, 오랜 역경과 투쟁을 통해 일군 발전과 민주화, 기존 강대국과 달리 으르고 협박하지 않는 외교는 세계인들의 큰 호감을 얻고 있다.

또한 분단으로 인한 평화의 부재가 역설적으로 평화에 대한 대한민국의 외침에 더 큰 진정성을 부여하고 있다.

두 메가트렌드의 충돌, 달라진 국제질서 속 한반도의 길은?

대한민국의 달라진 위상을 확인했다면, 이제는 달라진 국제질서 속에서 우리 역할과 책임도 달라져야 한다.

현재 세계는 세계화와 파편화라는 두 메가트렌드의 충돌 사이에 놓여 있다. 이 속에서 요동치는 미·중 전략경쟁 사이에서 한반도의 선택은 남북한의 평화 구축이어야 한다.

미·중관계가 악화하는 가운데 남북관계까지 긴장구도에 놓인다면, 북·중·러와 한·미·일의 진영 대결구조가 되살아날 것이고, 대중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큰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저자는 남북의 적대 관계 해소가 필수적이되 한반도를 넘어서는 ‘큰’ 외교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국익을 중시하되 타 국가들과 함께 상생할 수 있는 평화 외교를 제안한다.

미·중 전략경쟁 사이에 낀 채로 편을 가르거나 각자도생의 파편화된 국제질서에 순응하기를 거부하는 국가들과 연대해 ‘제3지대’를 구축하여, 미·중 대결구조를 완충해 나가자는 것이다.

이들 국가는 한국과 처지와 가치를 같이하는 국가들, 구체적으로 유럽을 필두로 인도, 아세안, 호주 같은 나라들이다. G2의 협력과 리더십이 무너진 국제질서를 이들 국가와 힘을 합쳐 보완하자는 것이다.

이 제3지대는 또한 가치에 있어 번영과 평화와 더불어 생명, 환경, 인권, 민주주의를 함께 도모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도 작동할 수 있고 집단적 리더십의 온상이 될 수도 있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메가 아시아로 국제관계 업그레이드

저자는 이제 우리의 시선을 동북아에만 둘 게 아니라, 한반도를 중심으로 해양과 대륙을 남과 북으로, 그리고 가로세로로 엮는, 외부로 열려 있되 내적으로 연계된 ‘메가 아시아’라는 거대한 협력지대로 확장할 것을 제안한다.

이는 저자가 고안했던 ‘동북아 플러스 책임공동체’라는 문재인 정부의 공약 및 신북방정책과 신남방정책을 계승하되, 한계를 극복하고 변화한 정세에 맞게 확장한 새로운 외교 지평이라고 할 수 있다.

과연 우리가 이러한 공간을 이루어 '국제관계를 업그레이드'하는 외교혁명을 이룰 수 있을까? 저자는 약소국 콤플렉스를 벗어던질 것을 강권한다. 한국은 잘나가는데 그 안에 사는 한국인은 행복하지 않다는 지적은 너무 뼈 아프다. 자기연민에서 벗어나 한국을 주목하는 세계를 바라보자.

세계는 상실과 폐허 속에 놓였던 동방의 작은 나라 한국이 어떻게 세계 10위 경제 규모를 달성했는지 알고 싶어 한다. 여기 사는 한국인이 행복해지기 위한 평화의 가치를 이루기 위해서는, 혁명에 가까운 새로움으로 외교가 거듭나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대한민국은 이제 '고래 싸움에 등 터지는 새우'가 아니라 고래 사이를 '영민하게 유영할 수 있는 튼튼하고 매력적인 돌고래'에 가깝다.

세계는 변화하고 있고 대한민국도 이전과는 달라졌다. 대한민국은 국력, 국위, 국격의 놀랄 만한 도약으로, 국제질서에 영향을 줄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플레이어가 되었다. 이제 자자가 제안하는 ‘외교혁명’을 통해 우리와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대한 우리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야 할 때다.

저자 김준형은 연세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 학사학위를,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에서 정치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9년부터 한동대학교 국제지역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9년 8월부터 2년간 외교부 국립외교원장을 역임했다. 



좌우명 : 아무리 얇게 저며도 양면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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