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점매수' 채비하라는 증권가 "美 긴축 우려 곧 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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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점매수' 채비하라는 증권가 "美 긴축 우려 곧 정점"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2.02.02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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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 변동성 극심...최악 1월 지났지만 투심 회복 난망
"관망 보다 매수" 의견도..."낙폭 큰 우량주 매력 커져"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오전 지수는 장중 26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오전 지수는 장중 26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2월에도 미국 증시는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당분간 반등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연준의 긴축 강화 가능성과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대치 상황, 쉽사리 진정되지 않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 국제유가 상승 등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산적해서다.

지난 1월 미국 주요 3대 지수는 모두 하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올 들어 1월 28일까지 각각 6.63%, 9.80% 빠졌다. 같은 기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15.66% 내리며 큰 폭의 낙폭을 보였다. 하락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등 긴축 강화 움직임에 따른 것이다.

국내 증시도 상황은 비슷했다. 코스피지수는 한달 동안 10.89% 떨어졌다. 매년 1월 증시가 상대적으로 더 오른다는 ‘1월 효과’는 찾아볼수 없었다. 올 초 2900선에 출발한 코스피는 2600선까지 밀렸다. 1월 마지막날인 28일 코스피는 2663.34로 장을 마쳤다. 전날보다 1.87% 올랐지만 이날 장중 2599.72까지 밀리며 2500선까지 떨어졌다. 2020년 11월 30일(2591.34) 이후 약 1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1월 코스피의 낙폭을 키운 건 미국의 영향이 컸다.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다. 파월 의장은 1월 26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준비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금리를 인상할 여지가 꽤 많다”며 “3월에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총 3~4회 이상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과 증시 방향성은 오는 3월 FOMC를 기점으로 정리될 것”이라며 “3월엔 경제나 물가 전망이 나오고, 점도표(연준 위원이 예상하는 특정 시기의 금리 수준을 무기명으로 적은 표)를 통해 긴축 사이클을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3월 FOMC가 가까워질수록 금리인상횟수 등에 대한 논란이 가속화될 것이고 이 과정에서 증시는 다시 한 번 불안정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월 증시는 지난달 충격에 자율반등(하락이 급격할 때 단기적으로 반등하는 현상)을 맞이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은 어려울 것”이라며 “코로나 백신 접종에도 실제 경제활동은 크게 개선되지 않은 느낌이라 증시를 둘러싼 투자심리도 냉각된 상태”라고 짚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도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환경이 단기적으로 개선될 것 같지 않고, 적어도 1분기까지 유지될 확률이 높다”고 예상했다.

2월 중 코스피가 2450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주식시장은 통화정책의 긴축을 당긴 2018년 상반기와 비슷한 패턴을 보일 것”이라며 “그때를 기준으로 예상하면 지난달 27일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른 시장 과열 여부를 고려했을 때 2450이 최하단”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2월 중순 이후부터 안정화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금 코스피의 가격대는 밸류에이션(평가가치)으로도 역사적 최저 수준이고 가격 거품은 완전히 사라진 상태”라며 “앞으로의 조정은 3월 반등장을 대비하며 견뎌 나가는 구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준의 긴축이 조금 누그러지고 공급망 교란이 정상화되는 지점이 반등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가 일부에선 2월이 "저점매수의 기회"라는 분석도 나온다. 낙폭이 큰 실적주 위주로 매수할 것을 권고하는 목소리도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략적으론 투매보단 보유가, 관망보단 전략대안 저점매수가 유리하다"며 "현 지수 구간에선 이후 증시 조정은 가격조정보단 기간조정 성격으로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연구원은 "시장 정상화 과정에서 반등 주도권을 고려할 경우 낙폭이 과대한 실적주의 옥석 가리기가 급선무"라며 "연초 이후 주가 등락률과 2021년 4분기, 2022년 전체 실적 모멘텀을 고려하면 미디어, 바이오(CMO), 반도체, 운송, 유통, 하드웨어가 나온다"고 말했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올해 코스피 전망을 '상저하고'로 내놓았다. 1분기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절정에 도달하고, 2분기부터 경기지표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3분기는 금리상승 부담에 따른 조정, 4분기는 경기 확장 국면에 진입하며 성장주가 다시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지수가 2600 밑으로 내려간다면 반도체, 자동차, 바이오 우량주의 가격 매력이 발생한다"며 "성장주는 PBR(주가순자산비율)이 아직도 높아 부담"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최근 2년간 코스피는 1~2월 하락세였다. 지난해 1월 6일 코스피는 역대 처음으로 장중 3000선을 돌파했다. 8일엔 3100선까지 넘었다. 그러나 같은 달 29일 외국인 매도세 등으로 장중 코스피 3000선이 붕괴, 2월 1일엔 2976.21에 거래를 마쳤다. 이후 3월까지 3000선 안팎의 조정장이 지속됐다. 코로나19 본격 확산 전이었던 2020년 코스피는 1~2월 두 달간 9.59%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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