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한·미 반도체·배터리 동맹이 주는 커다란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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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한·미 반도체·배터리 동맹이 주는 커다란 의미
  • 송영택 기자
  • 승인 2022.01.2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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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택 산업부장
송영택 산업부장

최근 미래 먹거리와 상관관계가 높은 K-반도체와 K-배터리가 미국과의 동맹이 강화되고 있어 커다란 의미를 선사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글로벌 패권전쟁을 치루고 있는 세계정세 속에서 한국의 입장과 태도를 가늠 할 수 있는 사인이라 곱씹어 볼 대목이다.

전기차 배터리 공급 1위 자리를 두고 중국 CATL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5일 제너러모터스(GM)와 미시간주에 연간 50GWh 규모의 세 번째 합작공장을 짓기로 합의했다. 투자금액은 약 3조원에 달한다. 앞서 합작공장, 단일공장 규모까지 합산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약 8조6000억원을 투자해 북미에서만 연간 생산량 200GWh를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SK이노베이션에서 물적분할 된 SK온도 미국 포드사와 합작으로 테네시주와 켄터키주에 13조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해 ‘블루오빌SK' 생산공장을 짓기로 했다. 이 곳에서 연간 129GWh 생산량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다소 조용한 편이긴 하다. 미국 스텔란티스와 합작공장을 짓기로 했다. 최근 배터리 공장부지는 일리노이주 노말로 모아지고 있다. 이곳에는 전기차 트럭으로 유명한 리비안의 공장도 있다.

이처럼 미국의 자동차 회사들과 한국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업체의 합종연횡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한미 배터리 동맹이 강화되는 것에 대한 긍정적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배터리 소재와 원자재 공급에 따른 중국 리스크를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배터리 소재 양대 축의 한 부분인 양극재를 만드는 중간재 니켈・코발트・망간, 음극재의 핵심 소재인 흑연을 중국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는 형국인데, 미국과의 배터리 동맹 강화는 자연스럽게 소재와 원자재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고 다변화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미국 내 신규 파운드리 반도체 생산라인 건설 부지로 텍사스주 테일러시를 최종 선정했다. 삼성전자는 170억 달러를 투자한다. 올해 상반기에 착공해 2024년에 준공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곳에서 AI, 5G, 메타버스 관련 반도체 분야를 선도하는 전 세계의 시스템 반도체 고객에게 제때에 공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미국 국무부는 전 세계 반도체 수요급증과 공급망 불안으로 자국내 자동차와 의료기기 업체의 반도체 제고량이 5일치 미만으로 조사됐다면서 앞으로 반도체 수급문제가 6개월 이내에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중국이 추진하는 반도체 굴기와 제조2025에 맞서 특정 기업에 반도체와 반도체 생산 공정에 필요한 장비를 공급하지 말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나선 상태다.

이에 그동안 중국과의 상당한 거래를 해온 대만의 시스템반도체 제조기업인 TSMC가 미국에 현지 공장을 대규모로 짓기로 했다. 중국을 견제한다는 의미에서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만의 TSMC에 공동의 이해요구를 갖고 있겠지만 개별 기업으로선 경쟁 할 수밖에 없는 처지인 것도 사실이다. 

세계 자유무역의 흐름이 퇴조하고 있는 가운데 미중 강대국 사이에서 정부와 기업이 자칫 잘못된 정책결정을 하게 되면 상당기간 치유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일 수 있는 정세다. 이럴 때 일수록 세계정세 흐름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민관의 합심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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