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 하락단지 늘어…가격 낮춘 계약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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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세 하락단지 늘어…가격 낮춘 계약 속출 
  • 성동규 기자
  • 승인 2022.01.09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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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감소에 계약 만기 임박한 물건, 수천만원 낮춰 계약
약보합 전환 분위기속 일각선 4년 치 인상 반영하기도’
서울 시내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 시내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에 이어 전세 시장에서도 가격이 하락한 단지들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다만 일부 단지와 주택형에 따라서는 역대 최고가 전세 거래도 성사돼 전월세 시장 불안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전세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최근 들어 신규 전세 계약으로 보이는 거래 중 종전 거래가격보다 신고금액이 하락한 경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 2년 새 계약갱신청구권 등 ‘임대차 2법’ 시행으로 전셋값이 급등한 데다 금융당국이 전세자금 대출을 엄격하게 규제함에 따라 신규로 전세를 얻으려는 이동 수요가 줄어들면서 전세 물건이 적체되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이 때문에 전세 계약 만기가 임박한 집주인 중 일부는 당초 내놨던 금액보다 낮춰 전세 계약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면적 84.88㎡는 지난해 10월 최고 14억원짜리 전세계약이 2건 있었으나 12월 들어서는 최고가 거래금액이 13억원으로 낮아졌다.

잠실 리센츠 전용 59.99㎡도 지난해 8월 최고 11억8000만원까지 전세계약이 이뤄졌는데 9월 이후에는 10억원이 넘는 전세계약은 한 건도 없었고 12월 들어서는 최고가 거래가 8억1900만원으로 내려왔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43㎡도 지난해 10월 최고 11억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졌는데 12월 들어 최고 10억원에 1건이 거래된 것 외에는 대부분의 8억∼9억원대에 신규 거래가 이뤄졌다.

학군 수요가 많은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단지 일대도 마찬가지다. 신시가지 7단지 전용 66.6㎡는 지난해 11월 하순 8억7000만원까지 거래가 이뤄졌으나 12월 들어선 신규 계약금액이 8억원 정도로 내려왔다. 

신시가지 3단지 전용 64.98㎡도 지난해 11월 7억5000만원까지 계약됐으나 지난달엔 최고 거래가가 7억2000만원으로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이 예년에 비해 안정세를 보이는 것은 수급지수에서도 나타난다. 한국부동산원의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94.5로 5주 연속 기준선(100)을 밑돌아 수요보다 공급이 많았고 지수 자체도 하락세다. 이는 2019년 9월 16일(92.2)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아직 하락 지역은 없지만 지난해 9월 0.17%에서 지난주는 0.02%까지 상승률이 둔화돼 보합 전환이 임박했다. 정부는 이에 최근 매매 시장에서 하락 지역이 늘고 있는 것처럼 전셋값도 하향 조정될 것이라는 관측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일부 자금 사정에 여유가 있는 집주인들은 계약갱신청구권을 감안해 신규 전세계약 때 4년 치 인상분을 한꺼번에 반영하려고 가격을 올리는 경우도 여전해 아직 전셋값 안정을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많다.

실제로 잠실 리센츠 전용 84.99㎡는 지난해 11월 30일 역대 최고가인 17억원에 계약됐고,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59.98㎡도 지난해 11월 20일 역대 가장 높은 16억원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다.

잠실 리센츠 전용 84.99㎡의 경우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신고된 전세 거래가격이 최저 8억4000만원부터 최고 17억원까지 2배 이상(8억6000만원) 벌어지는 등 적정 시세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격차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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