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체계 붕괴 위기… 단계적 일상회복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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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체계 붕괴 위기… 단계적 일상회복 멈춘다
  • 김동명 기자
  • 승인 2021.12.14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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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병원장들 “의료진 번아웃 상태”… 일반 중환자 피해 발생
의료노조 “사직만이 살길…특단대책 촉구”… 의료공백 현실화
당국 “15일까지 본 뒤 결정…사적모임 4인, 영업제한 밤10시”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조합원들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에서 코로나19 의료대응체계 점검 및 현장 증언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조합원들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에서 코로나19 의료대응체계 점검 및 현장 증언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최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의료 대응 체계에 과부하가 걸리자 의료종사자들이 강력한 방역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며 단계적 일상회복 중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중환자 증가 추이를 15일까지 지켜본 뒤 ‘특별조치’를 취할지 여부를 결정키로 했지만, 사적모임 및 영업시간 제한 등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재도입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감염학회, 대한항균요법학회,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를 비롯해 보건의료노조들까지 코로나19 장기화 대응을 위해 공공·민간 의료기관이 함께하는 총력 대응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안정기에 접어들 때까지 단계적 일상회복을 중단해야 한다고 정부에 요구했다.

감염 관련 협회는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고, 특히 위중증 환자 숫자도 빠르게 늘어나면서 의료 체계 대응한계를 실감하고 있다”며 “만약 이런 국면을 전환할 강력한 정책이 적시에 발표되고 실행되지 않는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심각한 인명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특히 수도권 중환자 병상가동률도 90%에 육박해 사실상 의료 체계 전반이 과부화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현장 의료대응 및 방역역량은 빠르게 소진되고 있으며, 일선 의료와 방역인력은 한계로 내몰리고 있다는 현장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승일 서울아산병원장은 “코로나 중증환자 전담 ICU를 운용하기 위해 다른 중환자실 의료진을 빼 오는 바람에 일반 중환자실 운용에 많은 차질이 빚어지고 있고, 이들 코로나전담 의료진들이 퇴근도 못하고 근무하느라 피로도가 매우 심해 지속적인 환자 진료가 어려울 지경이다”고 언급했다.

윤을식 고대안암병원장도 “병원은 코로나 전담병원 증설 관련 정부의 행정명령에 따랐는데 이로 인해 코로나 전담 의사인력과 중환자실 간호인력이 크게 부족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역시 가파른 코로나19 확산세에 전담병원 노동자들이 ‘번아웃’을 호소하고 있다며, 노조는 인력소진을 막기 위해 9.2 노정교섭 이후 마련된 코로나19 인력기준 준수와 기준 준수를 위한 인력 마련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더 이상 대유행이 오지 않으리라 봤거나, 백신 접종률만 높여서 해결될 거라 생각했던 잘못된 판단을 이제라도 인정하고 장기전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며 “단계적 일상회복을 2주만 멈추고, 중앙정부와 지자체, 공공·민간의료기관 모두가 함께하는 총력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안수경 국립중앙의료원 지부장은 “환자 배식과 화장실 청소, 소독뿐 아니라 임종을 지키고 사체 관리하는 일까지 보조인력 없이 하고 있어 현장 간호사들은 말도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피폐해져 있다”며 “대유행 때마다 반복되는 어려움에 사직만이 살길이라 대부분 생각한다. 인력 확충과 동시에 중장기적 대응방안을 진정성 있게 수립하고 추진해야 지금 의료체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 경고했다.

이에 정부가 현재 수도권 6인·비수도권 8인으로 적용하고 있는 사적모임 인원기준을 4인까지 추가로 축소하고 다중이용시설 등의 영업시간을 일부 제한하는 방안을 유력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 겸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영업시간을 10시로 제한하고 사적 모임을 4명으로 제한하는 특별조치를 준비 중이라는 예측 보도가 나왔다”고 하자 “구제척 내용은 일단 상황을 좀 더 지켜보면서 결정될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15일까지) 상황을 봐야 될 것”이라며 “지금 확진자 규모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중환자들이 어떻게 나오느냐의 양상들이다”고 지적했다.

손 반장은 “중증환자와 사망자의 상황, 의료체계에서 중증환자에 대한 치료를 적절하게 하느냐 라고 하는 부분들이 관건이다”며 “중환자실 가동률이 전국적으로 82%, 수도권은 87%까지 올라간 상태로 중증환자 치료 여력을 초과하느냐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냐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제약·바이오, 병·의원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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