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치열해지는 ‘보툴리눔 논쟁’…식약처, 전방위 조사 착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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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치열해지는 ‘보툴리눔 논쟁’…식약처, 전방위 조사 착수하나
  • 김동명 기자
  • 승인 2021.12.07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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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젤·파마리서치바이오 제품 허가 취소…법원 “휴젤, 17일까지 생산·판매 지속”
식약처, 후발업체까지 조사 확대…‘허가유지’ 의견 VS “취소제품 더 나올 것”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이달 13일 국가출하승인 없이 국내에 보툴리눔톡신 제제를 판매했다는 이유로 일부 업체들이 생산한 제품을 허가 취소할 예정인 가운데, 후발업체까지 조사를 확대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업계 전체가 긴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오는 13일 국가출하승인 없이 국내에 보툴리눔톡신 제제를 판매했다는 이유로 휴젤과 파마리서치바이오 제품을 허가 취소할 예정인 가운데, 휴젤이 서울행정법원으로부터 집행정지 잠정처분신청을 인용 받으면서 당국과 업계 간 ‘보툴리눔 분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에 더해 식약처는 휴온스, 제테마 등 보툴리눔톡신 제제 후발업체까지 조사를 확대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은 휴젤이 제출한 식약처의 품목허가 취소 처분 등에 대한 집행정지 잠정처분신청을 인용했다. 이에 따라 식약처가 휴젤에 내린 행정 처분에 대한 효력이 집행정지신청이 결정되는 오는 17일까지 일시적으로 정지된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 2일 △휴젤주식회사 보툴렉스주, 보툴렉스주50단위, 보툴렉스주150단위, 보툴렉스주200단위 △파마리서치바이오 리엔톡스주100단위, 리엔톡스주200단위 품목허가를 13일부로 취소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중 파마리서치바이오 2개 품목은 모든 제조업무정지 6개월 처분까지 내려졌다.

당시 식약처는 “품목허가가 취소된 의약품이 사용되지 않도록 휴젤과 파마리서치에 유통 중인 의약품을 회수·폐기할 것을 명령했다”면서 해당 의약품을 보관 중인 의료기관에 회수를 적극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허가취소 주요 사유는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은 수출용 제품을 국내에 판매했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에 유통하는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제품의 변질 및 이물 혼입 등을 확인하기 위해 국가출하승인 과정을 거친다. 수출용 의약품의 경우 이 국가검정을 별도로 받지 않아도 되나 국내에 유통할 수 없다.

문제는 식약처가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은 제품이 국내에 유통됐다는 근거로 제시한 사진이 단순 SNS에 게재된 사진이라는 점이다. 식약처 측은 지난달 24일 열린 서울식약청 청문에서 일반 SNS 계정에 올라온 보툴리눔톡신 제품 사진을 공개하고 수출용 제품의 국내 불법 유통 정황임을 지적했다.

해당 업체들은 식약처에서 제시한 국내 불법 유통 증거사진이 국가출하승인을 받은 적법한 국내 판매용 제품으로 수출용 제품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더욱이 해당 SNS 계정은 톡신 제품을 판매하는 목적성을 갖지 않는 일반 취미 게시용의 성격을 갖는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식약처는 당초 예고한 각 기업 제품에 관한 허가취소처분 명령을 그대로 이행했고, 휴젤과 파마리서치바이오는 “식약처에서 제시한 국내 불법 유통 증거사진이 국가출하승인을 받은 적법한 국내 판매용 제품으로 수출용 제품이 아니다”라고 반박하며 소송전을 이어 나가갈 방침이다.

식약처는 이번 주 중 국내 주요 보툴리눔 톡신 기업을 불러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업계 내에서는 식약처가 지난달 휴온스, 제테마 등 국내 제조업체 4곳에 관련 수출 내역 자료 등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식약처는 관련 자료를 제출받는 대로 업체 관계자를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는 이번 사건이 품질·안전성 논란이 아닌 단순 법리적 해석에서 빚은 오해와 커뮤니케이션 부재 사안인 만큼 ‘허가 유지’ 입장을 예상한 반면, 일각에서는 앞으로 조사를 받게 될 기업의 제품까지도 품목허가 취소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휴젤 관계자는 “식약처의 지침과 대외무역법을 준수했을 뿐인데 유통에 대한 해석의 차이가 존재하는 규정에 대해 무리한 해석을 내리고 기존 판단을 고수한 식약처의 이번 처분에 대한 아쉽다”면서 “앞으로 진행할 법적 절차를 통해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경한 대응 의지를 보였다.

담당업무 : 제약·바이오, 병·의원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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