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서 발 빼는 금융권··· 건설사 보릿고개 맞이하나
상태바
부동산 PF서 발 빼는 금융권··· 건설사 보릿고개 맞이하나
  • 성동규 기자
  • 승인 2021.11.30 16: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동산PF 시장서 큰손 역할 하던 새마을금고 한도 축소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PF부실 우려한 조치로 풀이돼
자금 조달 어려워져 운신의 폭 줄고 유동성 위기 우려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금융권에서 가계대출에 이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심사를 강화했다. 이런 탓에 건설사들 운신의 폭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면 과거와 같이 중견건설사가 줄도산할 수 있다는 위기설까지 나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새마을금고는 29일 주택구입자금대출 일시 중단을 선언했다. 전달엔 거액대출 취급기준을 강화해 부동산 PF대출 한도를 축소했다. 공동대출 차주별 취급 한도를 ‘1000억원 이내’에서 500억원으로 관리형 토지신탁 사업비 대출 취급 한도도 600억원으로 줄였다.

이런 현상은 새마을금고를 비롯한 상호금융권뿐만 아니라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동산 PF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보험사(41.1%‧36조3826억원)와 은행(23조8572억원), 여전사(13조7997억원), 저축은행(6조8647억원), 증권사(4조2691억원) 등도 다르지 않다. 

부동산 PF대출의 부실 위험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으나 대출의 종류와 성격과 무관하게 총량 자체를 관리하겠다는 정부 정책에 보조를 맞추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부동산 경기침체 시 나타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을 예방하는 차원으로 읽힌다. 

통상 시행사는 영세한 경우가 많다 보니 금융회사가 PF대출을 해줄 때 대출조건에 시공사인 건설사의 보증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다. 만약 분양이 안 돼 분양수익금이 대출금보다 적어지면 건설사가 시행사를 대신해 돈을 갚아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해당 건설사의 재무상태가 좋지 않다면 부도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실제로 2010년 전후 최근 시공능력평가 40위권의 중견 건설사들(금호산업, 경남기업, 벽산건설, 풍림산업, 삼부토건, 신동아건설, 동양건설산업, 남광토건, 임광토건)이 유동성 위기에 잇따라 무너졌다.

일례로 시공 순위 16인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PF 채무연대보증 등 신용공여를 적극적으로 제공해 지역주택조합 사업장을 중심으로 연이어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그러나 올해 현금성 자산으로 부채를 감당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에 몰리며 시장의 우려를 한 몸에 받고 있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2008년 국제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PF의 위험성 대해 예민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는 해도 금융권에서 재건축·재개발 등 대규모 부동산 개발사업 참여를 꺼리는 상황을 바꿀 방법이 사실상 없다. 이렇다 보니 건설사들의 움직임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