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먹구름’, 삼성물산 ‘맑음’… 극명하게 갈린 해외 수주 기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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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먹구름’, 삼성물산 ‘맑음’… 극명하게 갈린 해외 수주 기상도
  • 성동규 기자
  • 승인 2021.11.24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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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로 해외 수주 직격탄… 기대치 하회
그나마 선전한 삼성물산,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 유지
10대 건설사 중 수주액 가장 많이 감소한 대우건설
싱가포르서 뇌물 공여로 공공입찰 참여 무기한 제한
올해 아시아 시장에서만 수주고 올린 만큼 큰 악재
파푸아뉴기니 LNG 플랜트 현장. 사진=대우건설 제공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우리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 성적표는 말 그대로 바닥을 쳤다. 올해 초부터 국제유가가 꾸준히 상승한 데다 최근 세계 주요국이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체계로 전환됨에 따라 미뤄진 발주가 많이 나올 거라는 기대와 달리 회복세가 더딘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삼성물산은 약진했다. 액화천연가스(LNG) 관련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부진을 상쇄했다. 반대로 최상위권을 유지해오던 대우건설은 유독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더욱이 대형 악재까지 불거진 탓에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의 전망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24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날까지 누적 기준 총 294개 건설사가 212억2939만달러 규모의 해외 수주를 기록했다. 아직 남은 기간이 있긴 하지만 250억달러를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건설업계의 시각이다.

지난해 수주액(351억2916만달러)과 100억 달러 가량 감소한 수치다. 이는 전통적인 수주 텃밭인 중동 지역에서 사업이 지연되고 있어서다. 중동 지역의 수주액은 지난해 132억9709만 달러에서 올해 56억7402만달러로 57.32%나 급감했다.

업체별로 보면 삼성물산의 선전이 두드러진다. 시공순위 상위 10대 건설사 중 유일하게 지난해 해외 수주액(45억6487만달러)과 올해 이날 현재까지 기준의 수주액(43억8405만달러)이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며 ‘업계 1위’의 체면을 지켰다. 

중동 시장에서는 지난해 수주액(13억4424만달러)의 두 배 이상 성적(28억7479만달러)을 거두기도 했다. 삼성물산이 기술력과 시공 경험이 풍부한 LNG 탱크, 터미널 등 친환경 시설물 발주가 늘어나는 추세여서 앞으로의 행보도 주목된다.

대우건설에선 전혀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2018년 이후 줄곧 오르던 해외수주액 상위 5개 건설사 명단에서 올해는 이름이 빠졌다.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 B3CC1 사업 프리콘 서비스와 싱가포르 크로스 아일랜드 라인 CR108공구 등 2건을 수주(5억6676만달러)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수주액(39억428만달러)과 비교해 85.48%나 쪼그라들면서 10대 건설사 중 낙폭이 가장 컸다. 문제는 내년이다. 올해 아시아 지역에서밖에 수주고를 올리지 못했는데 최근 대우건설 직원이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 직원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실형이 선고되면서 공공입찰 참여가 무기한 제한될 처지에 놓였다.

고유가 특수에 따른 중동 산유국들의 석유·화학 플랜트 발주 증가에 전략적 대응이 미흡할 경우 수주실적이 올해보다 더 좋으리라는 보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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