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시장 ‘출혈경쟁·치킨게임’ 본격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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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시장 ‘출혈경쟁·치킨게임’ 본격화된다
  • 신승엽 기자
  • 승인 2021.11.1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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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누적 결제액 기록 불구 이용자수 감소
‘위드 코로나’에 단건배달 출혈경쟁 심화도 전망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인도에서 배달 오토바이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인도에서 배달 오토바이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비대면 배달 시장의 이용자 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업계 내 출혈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달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로 확대됐던 비대면 배달 시장의 수혜가 서서히 감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적자구조가 심화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와 각 기업들은 돌파구를 모색해야 하는 실정이다. 

국내 배달 시장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성장세를 기록해왔다. 지난 2017년 2조9600억원을 기록한 배달 시장은 2019년 9조7300억원으로 급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지난해 배달 시장 규모는 20조원에 달했다. 코로나19 사태가 기존 시장의 성장세를 더욱 확대했다는 분석이다. 

배달앱 결제액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20세 이상 한국인이 신용카드‧체크카드‧계좌이체‧소액결제 등으로 결제한 금액을 조사한 결과,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의 올해 1~10월 누적 결제추정금액 합계는 19조3769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10조1000억원) 대비 91%나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상승세에 불구하고 위드 코로나 시행에 부정적인 지표도 등장하는 추세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위드 코로나 시행 첫날인 지난 1일 배민 일간활성이용자수(DAU)는 309만명(안드로이드 기준)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 이후 최저치다. 전주(342만명) 대비 10%나 줄어든 셈이다. 요기요의 지난 1일 DAU도 일주일 만에 13만명 감소한 76만명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위드 코로나가 억눌린 외식 수요를 불러왔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사회적 거리두기로 식당을 비롯한 외식에 각종 제한이 걸려 외식을 즐기는 소비자가 급격하게 줄었고, 관련 수요는 배달로 이어졌다”며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배달이 줄어드는 것은 현재 적자를 기록하면서 경쟁하고 있는 각 업체들의 부담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각 업체들의 적자구조는 ‘단건배달’이 불러온 현상으로 분석된다. 단건배달을 앞세워 성장한 업체는 쿠팡이츠가 대표적이다. 쿠팡이츠는 배달시장에 후발주자로 진입했지만, 현재 업계 3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간 업계에서는 한명의 라이더가 여러 배달을 동시에 수행하는 ‘묶음배달’이 주를 이뤘지만, 쿠팡이츠는 한 라이더가 하나의 배달만 수행하는 방식으로 편의성을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쿠팡이츠가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냄에 따라 배달의민족도 단건배달을 개시했다. 하지만 단건배달은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건배달은 통상 6200~6500원의 매출원가가 발생한다. 프로모션으로 주문중개수수료 건당 1000원, 배달비 5000원(업주와 고객이 분담)만 받고 있다. 하지만 피크타임의 경우 5000원 이상의 비용이 투입돼,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한 업체가 프로모션을 종료하면 소비자와 자영업자의 부담이 늘어난다. 라이더의 수익을 보장하고, 자영업자의 부담을 줄이려면 제품 판매가를 올리는 수밖에 없다. 이러한 대응은 결과적으로 소비자가 부담할 액수가 커진다는 뜻이다. 프로모션을 제외하더라도 자본력이 부족한 업체들은 경쟁구도에 참여하기 어려울 수 있는 상황까지 불러왔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배달 시장은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소비자 유치에 나서는 기이한 구조로 변화하는 추세”라며 “소비자와 자영업자, 라이더와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찾아야 하는 상황 속에서도 적자가 지속되고 있어 업체들의 고심이 커지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담당업무 : 생활가전, 건자재, 폐기물,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좌우명 : 합리적인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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