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520억달러 반도체 보조금 두고 인텔·마이크론, 삼성 견제 나서
상태바
美 정부 520억달러 반도체 보조금 두고 인텔·마이크론, 삼성 견제 나서
  • 여이레 기자
  • 승인 2021.11.11 14: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조금 두고 美 토종 기업 인텔, 마이크론 잇따른 외국 기업 견제 나서
TSMC, 인텔 CEO 두고 "무례하다" 저격
보조금 수혜 대상에 외국기업 포함 여부는 바이든 결정에 달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시에 위치한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시에 위치한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전 세계 반도체 부족난에 기업을 향한 국가적 러브콜이 쏟아지는 가운데 미국의 520억달러(약 61조6300억원) 규모의 반도체 기업 보조금을 두고 미국 기업 인텔과 마이크론이 삼성 등을 포함 외국 기업 견제에 나서고 있다. 520억달러 보조금의 수혜대상에 해외 기업이 포함될지 여부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결정에 달렸다.

미국 상원은 지난해 제정된 ‘칩스 포 아메리카(미국 반도체법)’의 후속 조치로 반도체 기업 등에 520억달러 규모의 지원금을 지원하는 법안을 지난 6월 처리해 하원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법안에는 미국 기업과 외국 기업을 차별하는 내용이 없지만 천문학적 규모의 지원금을 두고 미국 토종 반도체 기업들이 경쟁기업 삼성전자와 대만 TSMC에 대한 견제에 나섰다. 삼성전자와 TSMC는 각각 170억달러(약 20조원), 120억달러(약 14조원)를 투자해 미국 내 반도체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아시아와 30~40%가량 차이 나는 생산비를 줄여 미국에 더 크고 빠른 반도체 공장을 세울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520억달러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내 반도체 공장 확대를 추진 중인 인텔이 노골적으로 정부 지원금 몰아주기와 해외 기업에 대한 지원 반대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또 다른 미국 토종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정부 지원을 적극 촉구하고 나섰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CEO는 지난 9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를 통해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 산업 지원책을 강력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아시아 국가가 아닌 미국에 공장을 지으면 최대 45%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미국 기업들의 자국 우선주의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은 TSMC사다. TSMC의 창립자인 장중머우 전 TSMC 회장은 지난달 26일 대만에서 열린 테크포럼에서 “인텔 겔싱어는 무례한 자”라며 이름을 직접 언급하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당초 미국 정부로부터 보조금 지급을 약속받고 애리조나에 120억달러를 투자해 신공장 건설을 진행 중인 TSMC가 보조금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면 기술·비용적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미국 공급망에 진입하는 형국이 되기 때문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내 제2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부지 선정을 두고 텍사스, 뉴욕, 애리조나 등 5곳을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이 위치한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시가 유력 후보지로 거론됐지만 같은 주 윌리엄슨 카운티 테일러시가 삼성전자에 전폭적인 세제 지원 혜택 결의안을 통과시키면서 유력 경쟁 후보지로 떠올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