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방식 바뀌어야… 리모델링 활성화 가능”
상태바
“건축방식 바뀌어야… 리모델링 활성화 가능”
  • 성동규 기자
  • 승인 2021.11.10 16: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재건축‧재개발에 비해 규제서 자유로운 리모델링 인기
하지만 내력벽 철거 ‘안전성’ 논란에 한계 있을 수밖에
‘벽식구조’로 짓는 한 리모델링 사업 정착되기 어려워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최근 들어 리모델링이 인기를 끌고 있다. 재건축보다 사업 기간이 짧고 절차가 간소하다는 게 장점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건축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리모델링 활성화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 공동주택 1037만5000가구 중 374만5000가구가 준공 30년이 넘은 노후아파트다. 서울에만 리모델링할 수 있는 아파트가 3096곳이 있으며 수평·수직증축을 통해 세대 수를 늘리는 ‘세대수 증가형’ 리모델링이 가능한 아파트도 898곳에 달한다.

문제는 ‘구조안전성 검토’ 규제에 발목이 잡혀 리모델링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다수 아파트가 집 안 내부에 있는 벽이 건물의 하중을 버텨내는 구조인 벽식구조로 설계된 탓에 내력벽을 철거해도 안전을 확보할 수 있을지 예측하기 어려운 탓이다.

국토교통부가 2015년 9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의뢰한 ‘리모델링에서 내력벽 실험체 현장재하실험’ 연구용역은 내년 8월에야 나올 예정이다. 연구용역 결과 내력벽을 철거하거나 이동시킬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오면 리모델링의 활성화는 사실상 물 건너가게 되는 형국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교수는 앞으로 지어질 아파트는 라멘식 구조(기둥과 보로 구성된 건축물)로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벽식구조는 안전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배관을 교체하거나 평면을 바꾸는 리모델링을 하기가 매우 어려워서다.

반면 라멘식 구조는 방 개수를 줄이거나 늘릴 수 있어 다양한 평면으로 공급할 수 있다. 외관 디자인 역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구성이 가능하다. 층간 소음도 감소하는 데다 처치 곤란인 건설폐기물도 줄일 수 있다.

최 교수는 “당장 리모델링이 필요한 벽식구조의 아파트는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기술적 개발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다음 세대를 생각한다면 아파트 건축 방식에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라멘식구조의 경우 벽식구조와 비교해 건설 비용이 10~20% 높고 공사 기간도 긴 편”이라며 “민간 건설사들의 건축 방식을 변화시키려면 정부가 확고한 의지를 갖고 각종 유인책을 동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