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추가 전세대책 나온다는데… 불안하기만 한 전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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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추가 전세대책 나온다는데… 불안하기만 한 전세시장
  • 성동규 기자
  • 승인 2021.11.01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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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셋값 상승세 한풀 꺾였지만
추세전환으로 보기에는 ‘시기상조’
새 임대차법 2년째인 내년이 더 불안
꺼낼 카드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정부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방안을 발표한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단지 (3)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전세 시장이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물건이 빠르게 늘고 있는데도 가격은 내려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더욱이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역시 가격하락으로 연결될지 미지수다. 이렇다 보니 정부는 올해 말 전세대책 추가 발표를 예고한 상태다.

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 주(25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3% 올라 3주 연속 같은 변동률을 기록했다. 수도권(0.21%), 지방(0.15%)도 지난주와 같은 상승 폭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일부 아파트 단지는 최근 몇 년 사이 폭증한 전셋값에 대한 피로감과 전세대출 중단 부담감 등으로 호가가 하락했다. 그러나 학군지와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저렴한 지역 위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거래는 주춤해지고 매물은 늘어나고 있는데도 전셋값만 요지부동인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서 집계한 결과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7973건으로 두 달 전(2만2074건)과 비교해 26.72% 늘었다. 

그에 비해 거래량은 크게 쪼그라들었다. 지난달 6047건밖에 거래가 되지 않았다. 아직 실거래 신고 기간이 한 달여 남았다는 점을 고려해도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같은 달 평균치(9948건)를 한참 밑돈다.

세입자들이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영향도 있겠으나 전셋값이 대폭 상승해 수요가 줄어들어 거래량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까지 기정사실화된 터라 전세 시장은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 예측하기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저금리 기조에 연 2%대를 유지하던 전세대출 금리는 어느새 4%대를 넘어섰다. 불과 한 달 사이 1%가 올랐다. 이는 가계대출 총량규제 대응을 위해 은행들이 우대금리나 가산금리 상향 등에 나선 영향이다. 

전세자금대출 한도가 감소하고 이자 부담이 증가하면 자연히 전세난이 해결될 것이라는 게 정부의 계산. 하지만 시장에선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전세수요가 중저가 아파트 매수로 전환, 매매시장이 다시 과열돼 집값과 전셋값이 동반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날 시작되는 2차 사전청약도 전세난을 부채질할 수 있는 변수로 지목된다. 청약에 당첨되려면 약 50%가 해당 시·군이나 광역지자체에 거주해야 하다 보니 이미 3기 신도시 인근에서는 전세물건이 거의동이 난 상태다.

사전청약 대기 수요가 특정 지역의 전세 시장에 몰리면서 발생한 전셋값 불안이 전체 시장으로 확산하는 부작용에도 대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내년 8월이면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해 4년간 연장됐던 전셋집 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이 도래한다. 이르면 상반기 세입자들이 새로운 거처를 구하기 시작하면 전세난이 심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정부도 여러 비판을 의식해 연말쯤 추가 전세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문제는 현재 집값 안정국면 초기에 들어섰다고 판단하고 있는 만큼 내놓을 수 있는 카드가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기존에 발표한 대책을 확장하는 데에서 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는 지난해 중형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전세난 해법으로 제시했다”면서 “그런데 정작 올해 공급된 물량을 살펴보면 소형 중심으로 공급이 이뤄져 수요자의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해 외면받았다”고 꼬집었다.

권 교수는 이어 “전세난의 근본적인 원인은 신규주택 또는 선호하는 지역의 전세수요에 비해 물량이 부족한 게 원인이다”며 “수요와 공급이 부조화된 상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아무리 많은 물량을 공급한다고 해도 전세난 해결은 역부족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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