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통신 먹통…피해보상·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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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통신 먹통…피해보상·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골머리’
  • 박효길 기자
  • 승인 2021.10.26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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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관에 한달에 3시간 이상 장애 시 보상 규정 명시…보상받기 사실상 어려워
3년전 아현지사 화재 때 피해 고객 110만명 대상 1~6개월치 요금 감면 등 시행
구현모 KT 대표, 26일 성명 내고 재발방지 대책과 보상방안 마련하겠다고 발표
KT 인터넷망에서 25일 오전 11시 20분부터 12시45분까지 전국에서 장애가 일어났다. 사진은 인터넷 연결이 끊어진 모바일과 PC화면. 사진=연합뉴스
KT 인터넷망에서 25일 오전 11시20분부터 12시45분까지 전국에서 장애가 일어났다. 사진은 인터넷 연결이 끊어진 모바일과 PC화면.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효길 기자] KT가 지난 25일 낮 약 1시간 동안 유·무선 통신 장애가 발생하면서 이에 대한 보상,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에 대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전 11시20분경부터 12시45분까지 약 1시간20분 동안 KT 유·무선 네트워크가 광범위한 오류를 빚어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에 따라 전국 곳곳의 가입자들이 인터넷 서비스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다. 트위터를 비롯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KT 통신망 오류로 불편을 겪고 있다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이에 정부에서도 대처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5일 오전 11시56분 정보통신사고 위기경보 ‘주의’ 단계를 발령했다. 과기정통부는 “12시 45분경 KT로부터 서비스 복구가 보고됐지만, 과기정통부는 정보통신사고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라,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관을 상황실장으로 ’방송통신재난대응상황실‘을 구성해 완전한 복구여부를 확인 중”이라며 “사고원인에 대해서도 시스템오류, 사이버공격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관계전문가들과 함께 심층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KT로 하여금 이용자 피해현황을 조사토록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KT는 “초기에는 트래픽 과부하가 발생해 디도스로 추정했으나 면밀히 확인한 결과 라우팅(네트워크 경로설정) 오류를 원인으로 파악했다”며 “정부와 함께 더욱 구체적인 사안을 조사하고, 파악되는 대로 추가설명 드리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KT 유·무선망을 쓰는 일반 이용자, 소상공인, 기업, 기관의 피해가 예상된다. 단순 전화가 되지 않았다는 수준이 아닌 카드 결제, 전산기록 등 업무 처리 전반에 통신망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인터넷 검색부터 상점의 결제 시스템, 기업과 병원·은행·증권 업무시스템 등 전반에 걸쳐 서비스가 불통됐다. 각종 포털과 언론사 접속이 차단됐으며 일부 가입자는 일반 전화 통화도 되지 않는 장애를 겪었다. 각 학교의 온라인 수업도 중단됐다. 또한 주식투자자들이 증권사나 모바일 트레이딩시스템에 접속하지 못해 애를 먹거나 카드 결제기가 먹통이 되면서 식당과 편의점 등 소상공인과 손님들이 불편을 겪었다.

앞서 2018년 11월 아현지사 화재 사건 때도 KT는 큰 곤욕을 치렀다. 서울 충정로 KT 아현지사 건물 지하 통신구(케이블 부설 지하도)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이 통신구에는 전하선 16만8000회선, 광케이블 220조가 설치돼 있었다.

화재 발생 10시간 만에 완전 진화됐지만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이 화재로 서울 서북부 지역과 경기도 고양 일부 지역까지 통신이 마비되는 통신장애가 발생했다. 물적피해만 469억원이 발생했다. KT는 고객 110만명을 대상으로 1~6개월치 요금을 감면했다. 또 소상공인 1만2000여명에게 총 70억원의 보상금을 지급했다.

이번 KT 먹통 사건은 전국적으로 일어난 만큼 피해는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약관 상에 해당되지 않지만 KT는 이번 사건에 대해 보상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구현모 KT 대표는 “KT CEO로서 KT를 믿고 서비스를 사용해 주시는 고객님들께 장애로 불편을 드린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재발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심층적인 점검과 함께 프로세스를 보완하고, 아울러 이번 사고를 유무선 네트워크 통신망 전반을 면밀히 살피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어 “조속하게 보상방안 또한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접속경로 설정을 잘못했다는 것인데 데이터의 흐름이 A에서 B로 가야하는데 C로 간 것”이라며 “접속경로 설정은 사람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약관에 따르면 보상이 어려울 것 같긴 한데 결국 KT에 달렸다”며 “이번 사고뿐 아니라 여기저기서 보상해달라고 하면 소급을 해줘야 하는데 이런 것들도 고려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게임, 인터넷, IT서비스 등
좌우명 : 꼰대가 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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