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를 향해 쏴라”…국내 제약업계, 남미 진출 교두보 생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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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를 향해 쏴라”…국내 제약업계, 남미 진출 교두보 생기나
  • 김동명 기자
  • 승인 2021.10.0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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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의약품 수입 완화하고 입찰 참여 유도
한국제약바이오協, 매달 관련 세미나 개최
유엔 총회 계기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정의용 외교부 장관(왼쪽)이 지난 24일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장관과 조찬 회담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의용 외교부 장관(왼쪽)이 지난 24일 유엔 총회 계기 미국 뉴욕을 방문해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장관과 조찬 회담를 갖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국내 제약사들이 11조원 의약품 시장이 형성된 멕시코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그동안 폐쇄적인 의약품 조달시장을 구축하던 멕시코가 수입규제를 완화하고 입찰 등 공급선을 다각화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남미 진출 교두보로 급부상 중이다.

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멕시코는 만성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 고혈압 약, 심혈관 치료제 등 분야에서 공공 입찰 수요가 높다. 특히 지난달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장관과 전염병 대응 협력 강화를 위해 보건협력협정 체결을 추진하면서 멕시코 의약품 조달시장에 한국 기업이 입성이 수월해졌다.

멕시코 정부는 지난해 1월 해외 의약품의 수입 완화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멕시코 의약품 규제 수준에 준하는 국가 또는 기관의 인증을 취득하고 식약청(COFEPRIS) 산하의 진단·처방 감독위원회를 통과한 제품은 별도의 위생등록 없이 수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수입 후 5일 내 등록을 요청하면 60일 이내 빠른 허가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멕시코 내 상위 4개 의약품 입찰 품목은 △당뇨 등 내분비계 질환치료제 △암을 포함한 종양질환 치료제 △고혈압 등 심혈관질환 치료제 △감염성 질환 치료제 등이다.

또한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2024년까지 유엔조달기구(UNOPS)를 통한 의약품 공공조달을 추진한다. 멕시코는 중남미에서 두 번째로 큰 의약품 시장이지만 일부 기업의 독점 등으로 의약품 공급 부족 문제를 겪어왔다. 지난해 10월 발표된 안동근 멕시코시티무역관의 ‘멕시코 의약품 수입요건 완화 조치’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가 생산보다 42% 많아 수입을 통해 수요를 충당해야 한다.

이미 다수의 국내 기업들이 멕시코 시장에 진출해 K-의약품에 대한 신뢰도가 어느 정도 형성돼 있다는 점도 해외진출을 노리는 기업들에게 진입장벽을 낮추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LG화학, 한미약품, 대웅제약, 일양약품, 보령제약, 한국유나이티드제약, HK이노엔, 동국제약, 휴온스 등이 멕시코 시장에 진출해있다.

우선 한미약품은 올해 오가논 사와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로수젯’을 멕시코에 출시했다. 대웅제약은 올해 멕시코 제약사 목샤8과 약 5000만 달러 규모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프라잔’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2022년 하반기 멕시코에서 발매할 계획이다. 동국제약은 올해 정맥마취제 ‘포폴주사’를 멕시코 비상공급물량으로 수출했다.

LG화학은 스텐달 사와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 판매계약을 맺고 멕시코 시장을 공략 중이다. 일양약품은 2019년 치노인 사와 30억원 규모의 항궤양제 ‘놀텍’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보령제약은 고혈압 복합제 ‘듀카브’를 2019년, 고혈압 신약 ‘카나브’를 2014년에 발매한 바 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지난해 항혈전제 개량신약 ‘실로스탄CR’ 공급 계약을 맺었고, HK이노엔은 멕시코 제약사 카르놋과 중남미 17개국에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정’ 공급 계약을 맺었다. 휴온스는 2018년 클로스터 파마 사와 골관절염 치료제 ‘하이히알 플러스주’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발맞춰 한국제약바이오협회도 매달 세미나 등을 통해 시장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지난 9월 멕시코 의약품 공공시장에 대한 이해와 공공 입찰에 관한 주제를 시작으로, 10월 멕시코 의약품 등록 및 허가제도, 11월 의약품 유통 및 마케팅 시장에 대한 이해, 12월 멕시코 법인 설립 등 순차적으로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멕시코는 그간 만성질환 분야에 수요가 높았지만 공급이 뒤따르지 못해 국민보건을 위협할 정도로 상당히 폐쇄적인 조달체계가 존재했었다”며 “이에 최근 멕시코 정부가 공공 입찰 분야를 통해 해외 의약품을 적극 유치하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에게는 큰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제약·바이오, 병·의원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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