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銀 디지털ㆍ비대면금융 '발등에 불'…제 살 깎는 혁신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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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銀 디지털ㆍ비대면금융 '발등에 불'…제 살 깎는 혁신 안간힘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1.09.14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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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은행 올해 130여개 점포 폐쇄...맞춤형 '특화 점포'로 대응
디지털 전담조직 육성...유통사 등 이종산업과 협업도 활발
시중은행들이 디지털 혁신을 위해 기존 점포 통폐합에 나서는 한편 특화 점포 등 차별화 전략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신한은행의 미래형 금융점포 디지로그 서소문점 내부 모습. 사진=연합뉴스
시중은행들이 디지털 혁신을 위해 기존 점포 통폐합에 나서는 한편 특화 점포 등 차별화 전략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신한은행의 미래형 금융점포 디지로그 서소문점 내부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시중은행들이 '디지털 혁신'이라는 기치 아래 영업현장의 '판'을 바꾸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점포 통폐합에 속도를 내는 대신 특화 점포에 나서는가 하면 이종산업과의 협업을 통한 새로운 사업모델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은 올해 최소 총 131곳의 영업점(출장소 포함)이 연내 문을 닫을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올 하반기 안에 총 68곳의 영업점을 정리할 예정이다. 이는 4대 시중은행의 올 하반기 전체 영업점 통폐합 예정규모의 52%에 달한다.

국민은행은 총 30곳의 영업점을 통폐합한다. 지난 7월12일 28곳을 진행했으며 오는 9월6일 2곳을 더 줄인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 7월12일 19곳을 통합했으며 오는 11월1일 4곳 등 총 23곳을 줄인다. 하나은행도 9월6일 5곳, 9월13일 4곳, 10월25일 1곳 등 총 10곳을 통합한다.

국내 시중은행의 점포 규모는 매년 축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미 올 상반기에만 79개 점포가 줄었다.

점포수가 줄어드는 대신 은행들은 디지털 금융 강화를 위한 차별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 디지털 혁신을 위한 밑그림을 그린 은행권은 하반기 들어서며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행보에 본격 나설 전망이다.

이종산업과의 협업도 활발하다. 최근 하나은행은 BGF리테일과 미래형 혁신 채널 구축 및 디지털 신사업 공동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하나은행은 편의점 ‘CU’를 운영하고 있는 BGF리테일과 함께 금융과 유통을 결합한 디지털 혁신 라이프 플랫폼 구축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향후 두 회사는 ▲온·오프라인 채널 융합 및 디지털 혁신 점포 구축 ▲고객 데이터 융합을 통한 특화상품 및 서비스 및 결제서비스 공동 개발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밖에 하나은행은 CU점포내에서 기존 ATM 업무는 물론, 계좌 개설·통장 재발행·체크카드 및 보안카드(OTP) 발급 등 영업점을 가야만 처리할 수 있었던 업무들도 제공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인공지능(AI) 고도화에 기반한 디지털 금융 혁신 행보를 이어간다. 특히 AI기반의 금융 서비스를 실제 점포에 적용해 고객에게 직접 디지털 금융을 피부로 느낄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을 선보여 주목받고 있다.

신한은행은 현재 인공지능 기술 기반의 AI은행원 서비스 개시를 위한 고도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AI은행원은 오프라인 영업점 축소와 비대면 금융거래 증가라는 은행업계의 변화에 대응하는 해결책으로 보인다. 

특히 무인점포, 또는 최소한의 인력만 상주하는 영업점에서 보다 간편하고 빠르게 각종 금융상담을 제공하는 디지털 기술의 일환으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자산가들을 위한 특화점포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초 의정부와 평촌범계센터에 KB골든라이프센터 두 곳을 오픈했다. 기존 지점 한 편에 해당 센터를 마련한 것으로, 이곳에서는 은퇴자산관리 서비스를 중점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고령층 인구가 날로 늘어가는 상황에서 고객들의 노후 준비를 돕기 위함이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디지로그’ 서울 서소문 지점을 열었다. 리테일 업무를 주로 하는 해당 지점엔 일평균 방문객 200여명이 드나들고 있다. 디지로그는 일반적인 은행 지점 업무에 디지털 금융을 더한 공간이다.

신한은행은 서소문 지점 오픈과 동시에 기업을 상대하는 남동중앙금융센터, WM 중심의 PWM목동센터도 개점했다. 현재는 9월 내 완공을 목표로 한양대 내에 기관 영업 중심의 디지로그 지점 오픈을 위한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서울 압구정과 이촌에 금융수신 3억원 이상의 고액자산가를 위한 ‘TCP’ 센터를 선보였다. 앞서 하나은행 또한 지난 6월 말 서울 한남동에 금융자산 30억원 이상 보유 고객을 위한 ‘클럽원(Club1)한남’을 신설했다. 선택과 집중에 나선 은행들이 차별화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편, 디지털 전략을 전담하는 조직 신설도 이어지고 있다. 주로 기존 부서 내에 새로운 조직을 만들거나, 개별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는 방식이 눈에 띈다.

우선 우리은행을 계열사로 둔 우리금융그룹은 최근 자회사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전담 지원 제도 ‘디딤’(DIDIM)을 출범시켰다. ‘디딤’은 우리금융캐피탈·우리종합금융·우리금융저축은행 등 디지털 경험이 부족한 신규 편입 자회사 및 소규모 자회사를 대상으로 디지털 노하우와 전문지식을 전수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밖에 하나은행은 최근 금융권의 화두로 떠오른 ‘메타버스’ 생태계에 참여하기 위해 기존 디지털경험본부 조직 내 ‘디지털혁신TFT’를 신설했다. 또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여타 은행들도 기존 디지털 조직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세부 조직 확대, 플랫폼 신설 등의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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